한국희곡

유치진 '버드나무 선 동네 풍경'

clint 2018. 1. 14. 13:53

 

 

덕조 어머니는 약초를 캐러 산에 올라갔다가 실종된 덕조를 찾으러 산으로 올라간다. 한편, 계순네는 식구 한 사람이라도 덜고 남은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될까 해서 소 한 마리 값도 되지 못하는 25원에 계순을 판다. 그러나 당사자인 계순은 서울 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계순에게 고향이란 고작 ‘도토리묵’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가난’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감은 친구인 두리와 명선이 서울로 가게 된 자기를 부러워하는 데서 한층 고조된다. 비료 대신 쓸 개똥을 주우러 다니다가 계순의 몸 값 일부를 꾸어 보려고 나타난 학삼은 사람 대우가 짐승만도 못하게 된 어처구니없는 세상을 한탄하다가 계순 할머니의 화만 돋우어 놓고 간다. 이어 계순 어머니가 서울로 팔려가는 딸에게 줄 옷가지를 늘어놓는 순간 할머니는 불현듯 노동 현장에서 사고로 죽은 계순 아버지 일을 떠올린다. 이들은 그 때에도 돈 20원과 옷 몇 벌로 사람값을 대신하는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았던 경험이 있다. 한편, 아들을 찾아 산에 오른 덕조 어머니는 도중에 덕조의 빈 지게를 발견하면서 덕조의 신변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결국 덕조의 죽음을 상징하는 짚신 한 짝을 들고 계순네 집으로 내려온다.       

 

 

 

 

 

 

 
이 작품은 1920∼1930년대 밑바닥 생활을 하는 계순네와 덕조네 두 농가의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일제 강점기하의 농촌의 비극적 현실을 주제로 하고 있다. 송아지보다 싼값으로 도시에 팔려 나가는 소녀와 값비싼 약초를 캐러 산에 올라갔다 떨어져 죽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우울한 풍경화처럼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1920∼1930년대의 밑바닥 생활을 하는 계순네와 덕조네 두 농가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줄거리를 이룬다. 계순네 이야기가 주가 되고, 덕조네 이야기가 종속적으로 삽입된다. 무대는 오른쪽에 계순네 집, 왼쪽에 산으로 이어지는 언덕, 중앙에 서낭당(산신당)과 버드나무 한 그루로 꾸며져 있다. 이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중심 이야기와 종속적 이야기가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데, 자식을 잃은 두 어머니의 슬픔이 한데 겹쳐서 비극적 상승효과를 자아낸다. 가난 때문에 자식을 잃고 미쳐 버리는 덕조의 어머니, 살붙이마저 헐값에 팔아 넘겨야 하는 계순 할머니와 어머니 등을 통하여 인간의 존엄성이 철저하게 파괴되는 양상을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한편으로는 농촌 현실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다가 끝나는 식의 기교 발휘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유치진

 

1933년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된 작품. 1932년 발표된<토막>과 1934년 발표된<빈민가><소>등 초기의 세 작품과 더불어 대표작으로 꼽힌다. 1933년 극단 [실험무대]에 의해 상연되었다.    

이 작품은 처녀작<토막>이 보여준 작품세계와 같은 계열의 것으로, 사실주의의 수법에 의해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1935년에 집필한<소>는 이 작품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무시되는 현실을 예리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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