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한윤섭 '성호가든'

clint 2018. 1. 12. 16:07

 

 

 

줄거리

성호가든은 닭장과 식당을 겸하는 장소이다. 신선한 닭고기 메뉴를 파는 성호가든의 주인은 닭을 직접 잡아 장사를 한다. 그 식당의 닭장 속에 살고 있는 닭, 찰스는 언제부터인가 의식을 갖게 된다. 사람과 비슷한 의식. 그러나 기억나는 것은 자신의 이름뿐이다. 찰스는 자신의 영혼이 바람에 날아와 닭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찰스는 다른 닭들과는 자신은 완전히 다른 존재라 생각하며 살아간다. 찰스와 함께 살아가는 닭들은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식당의 메뉴로 잡혀간다. 그러나 찰스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죽음의 닭장 안에서 오랜 시간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찰스는 직업소개업자와 식당 주인여자에 의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

 

 

 

 

 

연극 [성호가든]2014년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초연되었고, 공연당시 전석매진을 기록하였고 연극계에서 희곡의 독특함과 작품성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성호가든]은 아주 한적한 시골가든에서 일어나는 범죄와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를 그린 드라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확장되어 동물에게 인간의 영혼을 주어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까지 그려 봄으로서 새롭게 우리 인간의 잔인성과 이기적인 모습, 그리고 각각의 개체들의 관계를 재조명하여 우리 주의를 다시 한 번 돌아 볼 수 있도록 한다.  

연극의 제목 성호가든은 닭장과 식당을 겸하는 장소다. 이곳 닭장에 사는 닭 찰스는 자신의 영혼이 바람에 날아와 닭으로 떨어졌다는 생각을 하며 다른 닭들과 자신을 다른 존재라고 생각한다. 닭들은 6개월을 넘기지 못한 채 식당의 메뉴로 잡혀 나가고 찰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나간다. 희곡의 의도에 따라 연극이 보여주는 장면은 극단적이고 잔인하지만 단순히 폭력의 깊이만을 보여주려는 것은 아니다. 작품은 의식하지 않고 벌어지는 인간의 잔인함도 덤덤히 보여준다. 작품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까지 그려냄으로써 우리 인간의 잔인함과 이기적인 모습을 새롭게 맞닥뜨리도록 만들어 준다.

 

 

 

 

 

성호가든은 숨겨진 인간의 본능을 드러내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2014년 한국의 현실을 먹이 사슬이라는 키워드로 드려다 본 공연이었다. 닭장에서 닭을 키우며, 닭을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파는 식당, 성호가든이 주 무대이고,이 식당의 주인남자가 주인공이다. 눈먼 아내와, ‘손밍이라는 이름의 중국에서 밀입국한 여자, 이 식당에 데리고 온, 직업소개소 사장이 나온다. 과거 아내와 간통했던 남자였으나, 주인남자에 의해 살해되고, 그 시체를 닭 모이로 사용하게 되자, 닭으로 환생한 찰스라는 이름의 닭과 메리라는 이름의 개가 나온다. 무대 왼편에 닭장이 있고, 오른편에는 개집이 있다. 박제된 닭들이 즐비한 닭장에 주인남자는 음식의 재료로 쓰기 위한 닭을 잡기 위해 드나들고, 밤이 되면, 묶인 사슬에서 풀려나, 마음껏 동네 암캐들과 교미를 나누는 메리는 손님을 향해 짖어대지 말라는 주인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 짖어대다가, 목소리를 뺏기게 된다. 성대제거 수술로 짖어대지 못하는 메리가 늑대였던 자신의 야성을 생존을 위해 숨기고 살아왔다면, 자신의 존재를 모르면서도, 다른 닭들과 달랐던, 생각하고, 말하고, 계략을 꾸미는 닭, ‘찰스는 남편에 의해 점점 눈이 멀어져 가는 아내의 연인이었다. 한국에 밀입국해, 일자리를 얻은 손밍은 주인 남자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 직업소개소 사장은 주인남자의 아내와 성관계를 갖게 된다. 그 대가로 직업소개소 사장이 새로 구입한 엽총을 빌려, 남편을 살해하고자 하나, 눈이 보이지 않아, 실패하게 되자, 손밍의 도움으로 남편을 죽인다. 하느님의 보호로 그동안 잘 먹고, 잘 살아왔던 남편의 본명이 성호’, 하늘이 보호한다.’였고, 눈 먼 아내는 손밍의 도움으로 계속해서 성호가든을 운영하고, 남편의 시체는 갈아서 닭 모이로 던져 버린다. 남편을 죽인 엽총의 소유자인 직업소개소 사장이 엽총을 만지다가 실수로 발사된 총알에 맞아 메리는 그야말로 개죽음을 당하고, 주인남자 성호는 다시 닭으로 환생한다. 물론 간부에서 닭으로 환생한 찰스는 직업소개소 사장의 사격연습용으로 죽게 된다. 사람의 눈에 뜨이지 않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 찰스의 생명연장을 위한 생존의 방식이 너무나 쉽게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닭대가리라고 했던가? 아무튼 죽고, 죽이는 과정은 먹이 사슬처럼 엮어졌고, 죽은 자는 닭으로 환생하게 된다는 골조로 짜여진 성호가든은 인간의 잠재적인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면서도, 그 욕망의 마지막 지점이 소멸과 제거라는 블랙홀과 연결되어 있어서, 매우 절망적으로 보였다. 외국인 노동자인 손밍에 대한 주인남자의 성폭행이 다소 위험스럽게 보였으나, 주인남자의 사망으로 응징되었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욕망의 먹이사슬이 죽음과 소멸, 환생으로 재현되는 과정에 대한 논리는 다소 부족해보였다. .

(김창화 (상명대 교수/극단 창작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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