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증조할머니로부터 증손자에 이르기까지 4대가 출연하는 연극이다.
여고를 나와 재봉사로 일하다가 어느 집 문간방 살림을 하던 여주인공이 주인집 아들과 사랑을 하게 되고, 주인집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게 된다. 여주인공은 딸과 아들을 낳아 시부모를 정성껏 모신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남편이 바람을 피우게 되고, 딸과 비슷한 나이의 여자를 얻어, 아예 딴 살림을 차리고, 집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딸은 장성해 어느덧 시집갈 날을 기다리고 있고, 아들은 지원해서 군대를 갔는데, 아들 역시 아버지를 꼭 빼닮아 여고생을 건드려 임신을 시킨 후, 뒤탈이 무서워 군대로 갔다는 설정이다.
여주인공은 현재도 재봉 일을 하고, 손재주가 있어 단골이 많고, 그중에는 훤칠하고 잘생긴 남성사장의 흠모의 대상임이 알려진다. 시어머니는 본가와 소실의 집을 왕래하며, 양쪽의 대접을 받고, 기세등등하게 시어머니 노릇을 톡톡히 한다. 여주인공의 딸이 결혼을 안 하겠다며 등장하고, 시어머니의 딸까지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짐을 꾸려 집을 나와 여주인공 집으로 들어 닥치니, 그야말로 남성들의 엽색행각과 바람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들의 겪는 심적 물적 고통이 객석 대부분을 자리 잡은 여성관객과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온갖 어려운 지경을 참아내고 극복해가는 여주인공이 대단원에서 자립과 독립을 결심하고 바람둥이 남편과 이혼을 한다. 그리고 난 후에도, 시어머니와 남편의 누이인, 고모, 여주인공의 딸, 그리고 출산한 여고생은 여주인공과의 생활에 동조하고 함께 살게 된다는 마무리다.
올해의 한국 희곡상 작품 심사평
기성작가의 작품에서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기성작가라면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있고 취향이 있고, 나름대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 생각하면 작품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제도상, 여러 작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니, 이것이 심사위원의 고뇌다. 결국, 최종적으로 논의된 작품은 세 작품이다. "코발트블루” "여자 만세” "자베르, 자베로”.
이 세 작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논의를 거듭했다. "코발트블루”는 통영에서 자랑하는 화가 전혁림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가 한 무대에서 혼존하는 극작술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일인다역 처리로 등장인물의 숫자를 줄이는 수법도 좋았다. 그러나 동일무대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전혁림 화가의 생활적인 어려움은 충분이 그려있는데, 예술에 대한,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예술에 대한 집착과 정신적인 고뇌가 좀 미흡한 것 같다. ''자베르, 자베르”는 너무 피상적으로만 그려져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게 흠이다. 작가 나름대로 큰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객관적인 관점에서 상식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여자 만세”는 한 여인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어찌 생각하면 자칫, 진부하고 통속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진부하고 통속적인 얘기를 멋지게 희곡작품으로 창작해 냈다. 한두 곳이 좀 산만하고 인위적인 곳이 있었으나, 어찌 예술작품에서 완벽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아무튼, 논의 끝에 국민성 작가의 "여자 만세”를 "올해의 한국희곡상"으로 선정했다. ->극작가 윤한수, 오태영
수상소감
「여성의 능력과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여성대통령까지 탄생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고 있다. 몇몇 여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여성이 여전히 가정적, 사회적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지 않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은 4대의 여성이 살아가는 한 가정에서 평생을 사회적 약자로 살아온 한 여성의 홀로서기다.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나 무한 책임과 무한희생을 강요받으며 살아온 한 여성의 홀로서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원하는 여성상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여자 만세>의 기획의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2013년은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창작, 각색을 합쳐 다섯 편의 직품이 무대형상화 되었고 한국희곡작가협회로부터 희곡상도 받았습니다. 압니다. 희곡상올 받기에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의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욱 분발하라는 격려의 상임을 알기에 긴장의 끈 늦추지 않고 열심 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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