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발자전거’는 아라발의 작품세계가 그러하듯이 아름다움의 세계지만 그 아름다움은 잔혹함의 아름다움이다.
2막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전개는 아주 단순하다. 그러나 작품 전개에 나타나는 부조리함과 현실 고발, 은유는 작품을
복잡하게 만들어 놓는다.
주인공인 끄리만도는 그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부랑자 수준이다. 그러나 생계수단으로 세발자전거를 막일을 하고 있으나 그 잔금을 다 치르지 못해 곧 빼앗길 처지이고, 누구도 그를 도와줄 처지가 안 된다. 그저 하루하루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멸치 샌드위치 사먹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마침 그의 여자 친구인 미타를 쫒아온 돈 많은 사내를 그의 친구인 아빨과 살해한다. 얼마 뒤 경찰이 나타나 이 두 사람을 연행해가는 것으로 끝난다.

아라발의 미학은 이 무대에 등장하는 희생자들의 순수함에서 나온다. 물론 이 작품에서의 희생자는 죽은 사내가 아니라 살인을 한 끄리만도와 아빨이다. 수다쟁이 끄리만도와 잠꾸러기 아빨, 이들은 육체적으로는 청년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어린애이다. 그들은 자신의 꿈과 아름다움을 법과 윤리에 바탕을 둔 어른들의 인식에 차갑게 충돌시킨다. 경찰이 자신들을 찾는다는 늙은이의 얘기를 듣고도 끄리만도는 처음엔 그 까락을 몰라 하다가 아빨이 그 이유를 설명해주자 한다는 변명이 “그러고도 우린 따뜻한 데서 자지 못했어.” “악의가 있어서 죽인 건 아냐.” 식이다. 이 어린 청년들은 자신들이 처한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겁게 말장난 하거나 맘편히 잠만 잔다. 어린아이 식의 대화, 주인공들의 유치한, 그리고 순수한 행동과 사고, 그것들이 빚어내는 꿈같은 분위기를 통해 아라발은 세계에 대한 조롱과 자유를 위한 그림을 이 작품에 펼친다. 그러나 그의 조롱은 세계의 껍데기를 벗어나기에는 너무나 약한 무기이고 그의 자유는 또 다른 방향에서 닫혀있는 관념적인 자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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