劇團(극단) 思潮(사조) 제 23회공연
제 13회 서울연극제 참가작품 문예회관 대극장 89. 9.1 ~6.
올해로 52살이 된 황구만은 인생을 열심히 살아온 성실한 농부이다. 황구만은 섣달 눈 오는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선출이와 나누었던 대화를 상기하며 몹시 마음이 상해 있다. 삼 년 동안 황씨네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박선출은 군에 입대하면서 그 동안 새경을 모아 만든 팔만 원의 돈을 황씨에게 맡기고 떠났었다. 황씨는 그 돈으로 소창직 직조틀을 서너 대 장만하여 가내 공장을 시작했다. 처음엔 잘 돼 나갔었다. 그러나 인근 읍내에 공업 단지가 조성되는 바람에 부리던 직공들이 들고 일어나고, 자기네가 앉아서 일하고 있던 사이 세상은 빠르게 기계화의 길로 내닫고 있었음을 자각한 것이다. 결국, 그의 가내 공장은 폐업할 지경에 이르렀고, 군에서 제대한 박선출에게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도 돌려줄 수가 없게 되었다. 여기에 주인 황씨가, 5·16 정권이 들어서며 시작된 농가 고리채 정리 기간 동안에 덜컥 신고를 해 버린 탓에 박선출은 원리금을 몽땅 날릴 판이 되었다. 결국, 두 사람은 선출이가 작성한 계약서를 통해 의좋게 합의를 보았다. 내용인즉, 황씨가 송아지 한 마리를 사 키워 그것을 다시 팔아 그 돈으로 부채를 청산하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암소를 극진히 먹여 키우게 되고, 어쩌다 심하게 부린 날이면 막걸리를 먹여 재우기도 했다. 오늘은 황씨집에 고사가 있는 날이다. 음식을 마련한 황씨 아내는 술 지게미를 소 여물통에 놓아 두었다. 그 동안에 황씨와 선출은 암소가 밴 송아지의 소유권을 두고 다투고 있었다. 그런데 술 지게미 맛을 본 암소는 술내가 풍기는 광으로 들어가서 너 말 가웃되는 막걸리 항아리를 단숨에 비워 치우고 쓰러져 버린다. 결국, 암소는 죽어 버리고, 황씨는 암소에게 달려들고, 선출이는 몸부림 치는데, 그 곁에서 선출의 애인 신실이도 목놓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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