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신철욱 '한 사람의 노래는'

clint 2016. 6. 6. 21:19

 

 

 

태평양 전쟁 때 일본으로 강제 징용당한 김천보라는 인물을 취재한 젊은 기자의 시각을 통해 역사와 인간의 문제를 재조명한다. 신예작가 신철욱의 삼성문예상 희곡부문 수상작을 극단 서전의 박계배가 연출했다. (‘95. 12)

 

 

 

한일 관계의 새로운 모색을 시도한 작품 - 이근삼 평

 

2차 대전 때 일본 본토로 강제 징용된 사람들의 비참한 최후를 캐내고 있는 주인공 민원태 기자에게 신문사 부장은 이렇게 말한다"그건 자네 생각일 뿐이야. 독자의 관심? 이것 봐지금 시대가 어떤 시댄데 그 따위 고린내 나는 옛날 얘기에 누가 관심이 있어?......

태평양전쟁 때 강제 징용당한 노무자들 2백여 명이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죽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는 합당한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이거 아냐? 그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나!”

신철욱 씨의 한 사람의 노래는은 김 부장의 말처럼 신물이 나도록 들어온 노무자들의 참상과 도의적 책임을 강조한 작품이다. 과거에도 신철욱 씨가 쓴 작품과 흡사한 내용의 연극, 영화 그리고 TV 드라마가 많았다. 역사를 덮어둘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에도 정신대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들어왔고 그 해결책도 막연해 이젠 좀 덮어두자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니 이런 문제를 다룬 작품이 독자나 관객의 큰 관심을 끌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집요하게 추적해 다시 공감을 줄 만한 내용으로 엮어 희곡화한 신철욱 씨의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

일본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일본에 친구도 있다.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그에게 일본 친구 요시다는 검사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그의 주장에 동정한다. 그러나 성급한 행동을 자제하라고 충고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구시대 일본인의 만행을 규탄하면서도 한 일 젊은이들 간의 친화와 이해를 암시하며 미래 지향적인 대일(對曰)또는 대한관계를 제시한다. 노무자들의 합창 삽입도 인상적이다.

 

 

심사평 : 車凡錫. 林英雄. 柳敏榮

 

많은 응모작 중에서 최종심사에까지 오른 작품은 그날의 축제(祝祭)(윤영은), 되돌아오는 (김경익), 자장노래(김봉희), 모노드라마/(여승현), 이이제이(以夷制夷)(고은천), 해무(김지영), 한 사람의 노래는(신철욱)7편이었다.

그런 가운데서 마지막 심사까지 남은 작품은 이이제이』 『해무』 『한사람의 노래는등 세 편이었다. 그런데 한말의 격동하는 역사를 다룬 이이제이는 반역사적 수법은 눈에 띄었으나 운문적 대사와 지나친 단순화, 그리고 구체성 부족 등으로 일단 초기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으며, 해무는 편향된 역사관으로 안타깝게도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객관성을 잃어버린 것이 지적되었다그렇다고 해서 한 사람의 노래는이 잘된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 작품은 징용당한 한국인들의 수난과 재일동포의 비극적 삶을 묘사함으로써 식민지 시대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내용이다. 복선적 구성과 투명한 주제, 계산된 무대 등 장점은 있으나 미흡한 점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쓴 신철욱 씨는 무대를 어느 정도 알뿐만 아니라 작품구성의 재능도 보여주고 있어 문학수업에 따라서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철욱

1968년 대구출생

1993년 경북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94년 문화일보 하계문예상공모 희곡부문 당선 '흉기 둘'

1994년 문화일보 하계문예상공모 희곡부문 당선 흉기 둘

1995년 제24회 삼성문예상 희곡부문 당선 한 사람의 노래는..”

2003년 대구시립극단 정기공연작 노을 앞에서발표

2004년 제3회 창작스토리공모 우수상 수상

2007년 대구시립극단 제19회 정기공연작 공씨의 헤어살롱구성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인창작지원대상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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