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찬홍 '에덴야화'

clint 2016. 6. 6. 22:12

 

 

작가의 글

작품에 대하여 -악평금지-


나는 '신은 인간의 땅을 떠나라'를 쓰고 난 후에 꽤 많은 연출가들 부터 악평을 받았다. 이유는 관념적인 소재를 관념적으로 다뤘다는 것이다. '신은 인간의 땅을 떠나라' 에서는 - 인간의 절대적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달았었다.
이번 '에덴야화' 에서는 -인간의 절대적 자유와 독립을 위한 두번째 이야기- 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이야기는 결국 또 다시 관념적인 주제를 관념적으로 다뤘음을 스스로 시인 하는 것이 된다. '신은 인간의 땅을 떠나라'에서는 악평에 견디다 못해 악평금지를 선언했었다. 그덕분(?) 인지는 몰라도 그 후로는 악평에 조금 덜 시달린 것 같다. 이제 나는 어쩔 수 없이 또 한번 악평을 금지한다. '신은 인간을 떠나라'나 '에덴야화'는 똑같이 -신과 인간의 존재와 당위성-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같은 주제를 놓고 '신은 인간의 땅을 떠나라' 가 수박의 겉껍질을 다룬 것이라면, '에덴야화'는 수박의 안껍질을 다룬 것에 불과하다. -존재와 당위성- 의 문제는 내 자신으로서는 무척 중요한 문제다. 당분간은 이 주제를 시리즈 형태로 엮어서 써 나갈 작정이다.

 

 

 

 

이 작품은 신과 인간의 존재와 당위성에 관한 문제, 즉 신과 인간의 원류에 관해서라는 지극히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극이 진부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까닭은 심각한 주제를 흥미있는 추리극 스타일로 엮어나간 작가의 탁월한 구성력 때문이라 하겠다. 이 작품은 싸르트르(J. P. Sartre)의 무신론적 실존주의의 바탕위에서 프로이드 학파의 무신론적인 이념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신이라는 존재자체를 인간에 의해서 창조된 하나의 추상적인 관념일 뿐이라고 규정하고, 그 관념이 인간의 자유와 독립을 박탈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관념으로부터의 해방, 즉 신으로부터의 해방이 인간에게 절대적인 자유와 독립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고들은 작가로 하여금 “신은 종교라는 미명으로 인간을 박해하고 있다”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게 한다. 신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금지시켰기 때문에 인류지성의 빈곤을 야기시킨 그리하여 "인간의 종교는 있지도 않는 신을 섬기게 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는 프로이드의 학설을 다시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특정 신을 모독하거나 특정 종교를 비방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종교를 통하여 신과 인간의 본질을 다시한번 고찰해보고
인간의 존재를 확인해 보려는 인간탐구의 노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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