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신춘 中央문예 희곡부문 佳作
신춘 중앙문예 희곡부문 심사평 - 심사위원: 柳敏榮. 尹浩鎭
모든 문학작품의 창조가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희곡의 경우 무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렵지 않나싶다. 금년에도 응모작은 늘어났지만 작품의 수준이 향상된 것은 아니었다. 그런 중에서도 결선까지 오른 작품은 「聖地」(이종일) 「두 노인의 대화」 (김태억) 「그 남자가 오늘도 지하철을 탔나요?」(조경주) 「엄마, 나야, 나라구」(이재환)등 4편이었다 .
한 채석장에서 居昌양민학살문제를 이야기하는 내용의 「聖地」는 사건진전이 없이 대화로만 전개되기 때문에 연극적이지 못해 제외되었다. 좀더 객관화시켜 오늘의 사건으로 변용해야 작품이 될 것 같다. 근자에 작가 지망생들의 일반적 특징은 너무 감각적이고 單線的이라는 것이다. 노인들의 소외를 묘사한 「두 노인의 대화」도 그런 경우였다. 좀 더 문제에 파고드는 끈질김과 진지성이 요구된다. 「그 남자가 오늘도…」는 세련된 언어와 현실풍자가 돋보였지만 개연성이 약한데다 비정상적 인물들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데서 신춘문예작품 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들이었다. 결국 무대도 알고 문학적 기초도 상당히 갖추고 있는 李在桓의 「엄마, 나야, 나라구」를 佳作으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분단문제를 부부간의 애정문제, 특히 아내의 落胎및 생명의 존엄성과 연결시킨 발상이 괜찮았다. 그러나 그러한 발상을 극적으로 형상화하는 힘은 약했다. 즉 분단문제와 부부간의 애정 부재및 아내의 낙태 사이에 有機性이 약했다는 이야기다. 이재환은 그것을 몇 마디의 대사나 몽환 등의 상징으로 연결시켰지만 희곡이 무대화되었을 때 관객에게 과연 구체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형과 같은 오브제의 활용이라든가, 동화 낭송 등으로 관객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기법 등은 작가의 재능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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