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강석호 '프로포즈'

clint 2016. 5. 29. 09:46

 

 

 

 

장장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렇다 할 프로포즈 한 번 없이 ‘결혼’이라는 종착지를 향해 달려 오다 이제 마지막 몇 걸음을 남겨 두고 있는 민호와 은경에게는 ‘확신’ 그것이 진정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민호의 생일날, 둘만의 생일 파티 때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은경에게 남아 있던 ‘확신’이란 단어를 송두리째 흔든다. 다른 여자에게서 오는 전화를 얼버무리는 민호의 모습이 이제는 지겨운 걸까. 은경의 분노는 분명 평소와는 다르다. 각자 친구인 형철과 진영에게로 찾아가 넋두리를 늘어놓는 민호와 은경. 아니 사실 이제는 넋두리라기 보다는 서로의 험담을 가열차게 늘어놓는 단계에 이르러 예전의 진솔했던 감정까지도 현재의 돌발적인 감정과 겹쳐지고 그것이 두 사람의 입을 거쳐 당황과 이질감으로 변질된다.
추억이란 이름으로 남아있던, 딱히 아름답지만은 않았던 기억들...... 서로의 친구에게 서로를 소개시켜주던 일, 민호의 군 시절, 야구장에서, 형철의 일터에서, 레스토랑에서, 그리고 어디에서든 함께 있었던 기억들. 같은 상황도 민호의 말과 은경의 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와 분위기로 해석될 수 밖에 없으니......그렇다면 그것들은 지금에 있어서 어떤 의미로 둘에게 남아있을까. 이제는 다 식어버린 사랑, 이미 사라져버린 지 오래 되어버린 설렘들은 그 둘을 갈라놓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제 은경은 9년간의 기다림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그리고 민호는? 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작품의 주인공은 7년째 연애 중인 스물아홉 동갑내기 커플. 스포츠센터 강사 민호와 고등학교 교사 은경, 두 주인공을 통해 2012년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자화상을 반추한다. ‘3포 세대’(경제적 이유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 불리는 청춘 남녀의 현실적인 연애담을 그리면서 진정한 사랑의 가치에 대해 역설한다. 오랜 커플인 민호와 은경이 역시 ‘결혼’이라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갈등을 겪게 된다. 가진 건 카드사 마일리지밖에 없는 비정규직 강사 민호에게 결혼은 현실이다.

믿어주기를 바라는 남자와 믿음을 주길 바라는 여자. 7년이란 연애 기간 동안 여자가 듣고 싶어하는 '결혼 해줘' 라는 말을 한번도 하지 않은 남자....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던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 소개 - 극작가 강석호
71년 서울 출생 / 94년 서울 예술 전문대학 연극과 졸업
200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배웅’ 당선되어 등단
2002년 문예진흥원 창작활성화 기금 수혜자로 선정. 희곡 “금의환향”
2003년 희곡<구사일생>이 서울공연예술제 공식참가작으로 선정.
2003년 한국 희곡 문학상 신인상 수상
2005년 시선집중 작가전 ‘줄넘기’(국립극장) 공연.
2006년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Propose'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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