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 죽은 진짜 이유를 밝히려는 의사는 죽은지 50년이 지난 이상을 불려낸다. 이상은 자신이 죽은 이유가 폐결핵이라고 말하지만 의사는 그가 결핵 판정을 받은 이후 벌인 애정 행각과 과다한 술, 담배등을 들어 이상 자신이 스스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는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상의 옛 연인들을 차례로 불러 들인다.
요양차 친구와 온천에 갔다가 만난 금홍이 등장한다. 온천의근처 술집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지고 이상이 룸펜인 탓에 금홍은 벌어 놓은 돈마저 다 탕진하고 만다. 그런 금홍에게 이상은 매춘을 권하고, 이상의 유혹에 금홍은 허가난 장사를 다시 시작한다. 이상은 백부의 소상을 핑계로 경성에 올라가고, 얼마 후에 금홍도 경성에 올라와 다방을 차리고 마담이 된다. 이상의 존재에도 상관없이 예전처럼 몸을 파는 금홍, 그러나 이상은 말없이 자신의 방에서 이불을 덮고 조용히 누워 있는다. 어느날 금홍은 외박을 한 이상을 매정하게 때리고 외간 남자와 같이 나가 버린다. 이상의 두번째 여자인 순옥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상답지 않은 짝사랑의 대상인 순옥은 제이군에게 마음이 있다. 4년간이나 짝사랑을 했던, 얼굴이 약간 왼쪽으로 비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했던 순옥을, 이상은 사랑을 위해 제이군에게 양보한다. 의사는 이상의 사랑들을 메조키즘이니 위선이니 하며 비난한다. 세번째 여자 동림은 대단한 지능을 가진 여자로 이상과 살면서도 다른 남자들과 접촉하였으며 이상은 여지껏 하지 않았던 질투까지 한다. 지친 이상은 아픈 몸을 이끌고 동경으로 가 그곳에서 최후를 맞는다. 자신은 자의식 때문에 죽었다고, 성공하지 못한 자살이었다고 시인하는 이상. 의사는 자신이 이상의 분신인 50년뒤의 이상이라고 털어놓는다.
우리들에게 기괴한 천재, 댄디스트, 다다이스트, 불우의 천재 등으로 알려진 작가 이상을 오늘날의 정신과학적인 접근방법으로 재조명 해본 작품이다. 작가 김용락은 이상의 일대기를 주변 세 여자들을 등장시켜서 서사극적인 표현방법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서 이상에 대하여 단순한 동경이나 근거 없는 외경으로부터는 논리적이고 타당성 있게 규명하려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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