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현재. 해상에 표류중인 선박에서 시작된다.
이 배는 각종 산업폐기물 드럼을 싣고 있기에 어느 나라에서든
입국을 불허하는 상태다. 물과 식량이 바닥나고 선원들은 흥분해
폭동으로 번지며 이 선적은 바다에 침몰한다.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결과로 지구는 온난화와 오존층 파괴 등으로
자정능력을 잃어버리고 인류멸망의 시간은 시시각각으로 다가온다.

2045년. 위기의식을 느낀 각국의 대표들이 위기의 지구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지만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인류역사의 한시적 정지’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제이슨 박사의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데 동의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구는 아비규환의 혼란으로 빠져들고
민재와 키티 사이에는 아름다운 사랑의 꽃이 피지만 그것을 피우기에는
너무나 시간이 없다. 마침내 인간의 세포 등록이 시작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시작된다.
그러나 일단의 노력도 실패로 돌아가고 인간의 세포 등록이 끝난다.
마침내 인간은 자신들이 파괴한 자연으로부터 보복을 당하고
인간의 천 년 잠을 재우는 살인광선이 발사됨으로써
인류는 역사정지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한다.

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의 종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노래와 화려한 춤으로
풀어내어 큰 호평을 받았다. 서울예술단 초연은 1995년 10월부터 11월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었다. 극본 이찬규에 연출 이종훈,
작곡 최종혁, 음악감독 강대진.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결과로 아비규환이 된 2045년의 세계를 통해
환경과 인간애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인간의 탐욕과 지구 파괴를 고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 억지보다는 스스로를 반성할 여지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점이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성이다. 또 낙관적인 미래보다 현실로 다가올지 모르는 인류의 종말을
싸늘하게 묘사하고 있어 현대인들의 가슴을 헤집고 큰 경고를 주는 환경뮤지컬이다.

스크린형식으로 만든 뒷무대를 활용, 수많은 영상자료들이 끊임없이 투사된다.
성난 바다의 해일장면, 눈이 시리게 푸르렀던 지구의 모습, 수없이 널려있는 무덤의
십자가 등이 극중 모티브로서 유효적절하게 사용된다. 또 사각경사무대의 아크릴 바닥
처리도 눈에 띄는 부분. 각종 조명들의 반사효과는 극의 분위기를 한층 돋우는데
도움이 됐다. 서울예술단의 노련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관록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송용태 박철호 유희정 이정화 고미경 등의 안정된 노래실력은 물론이고, 여기에
내레이터로 등장하는 록가수의 흉내낼수 없는 맛깔스런 가창력, 뮤지컬의 영원한 대모
윤복희(여신 역)가 보여주는 노련미 등은 편안한 관극을 선사한다.

이 작품에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인상적인 장면도 있다. 죽어간 부모를 찾아 나선
어린이들의 행렬이 바로 그것. "엄마! 아빠!"를 날카롭게 부르짖으며 쓰러진 시신더미를
헤집고 다니는 아이들의 절규와 이들이 부르는 깜찍하고 앙증맞은 노래는 관객들을
울컥하게 만들며 썩어가는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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