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조는 SNS로 친구들에게 꼭 괴담 들려주기를 한다.
어느 날, 전학 온 보민이 진조에게 듣기 싫다며 '괴담 들려주기'를 그만하라고 통보한다.
진조는 그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트위터에 '원전 금 간 것 때문에 몸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는 글을 올린다. 진조의 글에 경주에 산다는 이현은 답글을 달고
진조와 이현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그러다 얼떨결에 경주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는다.
이현에게 원전의 위험에 대해 말해주고 싶은 진조는 결국 경주로 향해가고
보민은 진조를 따라간다. 방독면과 방호복을 입고. 그리고 서로 틀어져 헤어진다.
2년 후, 우연히 SNS에 글을 남긴 진조. 그리고 다시 그 글을 보고 연락한 이현.
그녀를 통해 보민이 울진에서 생태 운동을 한다고 듣고 울진에 가는 진조.
거기에서 보민을 만나 진조의 블로그 어느덧 성지가 되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괴담>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국가적 차원의 참사를
보민과 진조, 이현의 시선을 통해 다루고 있다. 동시에 「괴담」은 재구성되고 확산되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세 친구의 티격태격거림,
약속, 끝까지 가고자 하는 다짐, 그리고 무엇보다 외면하지 않는 마음을 헤아려보는
작품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느새 다가오는 국가 폭력을 화두로 삼는다. 금이 간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괴담을 만드는, 피폭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한 명이라도 더 구해내고 싶은 청소년 진조가 있다. 위험을 경고하는 건 너무나 비
현실적이고 우스꽝스럽지만, 모두가 가야 하는 ‘다음’ 세계로 넘어가는 진지한
연대였음을 확인한다. 느리게 다가와 알 수 없었거나 외면했었지만 ‘끝까지 가보는’
시도를 통해 앞으로 이 사회를 같이 살아내야 한다는 절박한 연대의 외침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 - 허선혜
'이야기'는 무언가를 말할 때 가장 강력한 전달도구임과 동시에 가장 취약한 전달도구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럴 듯하게 지어내도 그것은 분명 '지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을 역이용할 수도 있다. 햄릿이 지어낸 이야기인 척 클로디우스에게 선왕을 죽인 장면을 재현한 것처럼. 극작가로서 '이야기하기'의 효용성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몇 번을 후회하고 의미 없다 생각하지만 다시 몇 번을 가치 있고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야기하기' 방식은 진실을 말할 때 오히려 좋기 때문이다. '괴담'은 '근거 없는 헛소문' 이라 불리기 쉽고 '가볍게 듣고 잊어버릴 수 있는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힘이 생기기도 한다. 이 희곡은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아서 반대로 사람들을 마구 휘감아버렸던 괴담 이야기'의 탄생 배경을 담은 프리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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