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 인도 보팔에 있는 유니언 카바이드 살충제 공장에서 가스 누출 참사가
발생하고 하루 밤 새에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유니언 카바이드 미국 본사의 법무팀에서 근무하던 해리슨은 이를 조사하기 위해
보팔로 간다. 하지만 해리슨은 살충제의 원료를 소진시키기 위해 고장난 설비가
재가동되는 공장에서 일주일을 대기하게 된다. 공장이 언제 다시 폭발하여 가스가
누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나 2020년 미국의 한 가정집. 해리슨은 아내 리즈와 함께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정리하던 중 창고에서 낡은 수첩을 발견한다. 수첩엔 해리슨이 과거
보팔 공장에서의 일주일의 기록이 담겨있었다. 해리슨이 수첩을 덮고 이를 다시
외면하려는 때에 한 대학생이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해리슨을 찾아온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보았던 7일간의 기록이 열린다.

조원재 작가와 래빗홀씨어터의 낭독공연 <7일>은 <보팔, Bhopal(1984)>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본 작품이다. 여기에는 가스누출 참사 이후 일주일간 공장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오랫동안 잊으려 노력했던 인물을 그린다. 그런데 기묘하게 세월호 참사 이후 과정과 계속해서 겹쳐진다. <7일>에서는 두 가지 시간이 지나간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유독물질이 가득 남아있는 탱크, 우발적 폭발을 막기 위해 역설적으로 공장을 다시 가동해야하는 상황에서 그 공장을 지켜야 했던 사람들의 7일의 시간. 그리고 스스로 당사자라고 인식하지 않으려 했던 한 사람이 결국 자신이 그 사건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30여년의 시간이다.

1984년 12월 2일에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주 보팔에서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 영어로는 '보팔 재앙(Bhopal disaster)' 또는 '보팔 가스 참사(Bhopal gas tragedy)'라고 불리며, 사건 이후로 '보팔'이라는 이름은 죽음과 기업, 정부의 부적절한 대처와 태만을 뜻하는 말로 남게 되었다. 공장 주변의 마을에서 살고 있던 500,000명의 사람들이 독성 가스인 아이소사이안화 메틸에 노출되어 2,259명이 그 자리에서 즉사했으며, 1일이 채 지나지 않아 1,528명이 추가로 사망하여 총 3,787명이 사망했고, 2006년에 인도 정부에서 공개한 진술서에 의하면 재해 이후로 16,000명 이상이 가스 관련 질병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추정하였다. 결과적으로 최소 20,000명 이상이 기업의 부주의로 인해 목숨을 잃었으며, 살아남은 사람들도 영구적인 후유증을 앓아야만 했다.
작가의 말 - 조원재
가끔 어떤 기억이 훅 찾아와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는 날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그 기억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그런 날입니다. 어떻게 그걸 그렇게 오랫동안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아왔나 놀라기도 합니다. 결국 나 자신이 그 기억을 철저히 외면해왔단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온 하루가 불편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모른 척해봐도, 계속 그것을 잊고 외면하려 해봐도 기억은 오히려 점점 선명해지고 그 기억이 일으키는 불편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러다 보면 그 불편함이 없는 나의 삶은 굉장히 평안하지만 동시에 죽어버린 것이겠단 위기감을 느낍니다. 우리가 철저하게 외면해오던 시간과 기억들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나누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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