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정경환 '오늘 부는 바람'

clint 2026. 5. 16. 07:35

 

 

무명 작곡가에게 한 의문의 여자로부터 작곡 의뢰가 들어온다.
가사를 보내온 여자는 처음 만날 때부터 과도하게 작곡가에게 솔직함을 강요한다.
자기의 허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까지 사실에 대해 검증하는 그 여자의 모습에 
황당하면서도 어느 순간에 작곡가는 그 여자에게 호감을 가진다.
사랑에 빠진 작곡가는 노래가 잘 나오게 하기 위해 가사의 의미를 알고자 
여자의 과거를 말하게 한다. 후첩인 엄마와 살던 어린 시절, 아빠가 돌아가시자
모든 걸 빼앗겨 버린 모녀. 그 와중에서 생긴 걸까 여자의 생존 본능이...
공부를 잘했던 여자는 대학에 가서 재벌 아들을 만나게 되고 애까지 임신한다.
막돼먹은 남자였던 그는 그녀의 임신까지 모두 자신의 책임으로 안고 간다.
그 여자는 의도된 계약결혼, 지우고 싶은 어린 시절의 아픔 등 자신의 허물, 거짓, 
모순된 삶을 이야기하면서 자신 과거를 들어내는데....
비록 거짓이 주는 상처를 안으며 살았지만 가슴속 양심을 위해 
진실을 숨기지 않으려는 그여자의 노력은 남편에 대한 헌신으로 나타난다. 
남편도 어쩔 수 없이 끌려온 자신의 삶에 대해 고뇌하면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떠돈다.




2인극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극인 <오늘 부는 바람>은 
한 여자가 작곡가에게 노래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작품은 여배우의 역할은 1명이지만, 남자 배우의 역할은 작곡가, 남편, 아버지 등 
다역으로 출연하는 특징이 있다. 과거에 강간을 당하고 결혼하여 모난 성격의 남자와 
함께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여자의 모습을 작가는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적절한 시점에 음악을 사용하여 분위기를 풀어낸다.
무엇을 자유라고 하는지 무엇을 진실이라고 하는지...
어느 부부의 삶을 통해 지난 시절. 우리가 겪어야 했던 거짓과 모순의 시절을 
들어내면서 진실과 거짓보다 더 무서운 것은 비겁함이 아닐까...생각해 본다.


작가의 글 - 정경환
대명천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진실을 알고자 하는데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과거의 사실이 현재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밝히는데 참으로 어렵다. 
다른 사람에게 과거를 말할 때 과장된 허풍이 반 이상이다. 하지만 가슴속에 과거는 
언제나 아픔만 기억하는 것이 더 많다.
생각하면서 삶을 관조하는 것 보다 살면서 생각하고 합리화되게
자신을 규정하는 사람이 대부분인가?
솔직함에 두려움을 가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타성에 젖어 자신의 모습을 어느 순간
잃어버린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작품에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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