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가무극 '소용돌이'

clint 2026. 5. 14. 11:21

 

 

프롤로그 어둠의 심연으로부터 소용돌이가 인다.
봄: 대지의 숨 광장엔 하늘과 땅과 해와 달을 상징하는 춤꾼들의 몸짓이 시작된다. 
순환하고 확장하는 이들의 몸짓은 음양과 오행의 조화를 그리듯 펼쳐지고 어느새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와 정화하고 터를 다지는 지신밟기의 걸음사위가 된다.
여름: 겨루기놀이 이글거리는 태양이 내리쬐는 너른 광장. 
밀려오는 어루기 구음을 뒤로 하고 동편과 서편의 상쇠가 암수의 꽹과리를 치며 
각각의 진을 짠다. 장구, 진도북, 밀양북의 풍류조가 삼라만상의 기운을 받아내듯 
댓거리 되는 가운데 암수의 꽹과리는 사랑을 나누듯 짝드름을 한다.
각각의 치배들과 춤꾼들의 겨루기 놀이가 최고조로 치달을 즈음 여름날의 흥을 
모두 쏟아내려는 듯 노래가 터져 나온다. 함께 어우러진 노래가 고조되면서 
서서히 여름날의 노을이 진다.

 


가을: 저녁노을 지는 저녁 하늘 아래 가을 정취를 더하는 사랑의 선율이 울려퍼진다. 
선율을 타고 젊은 남녀가 인사하듯 춤의 댓거리를 주고받는다. 
광장을 돌며 서로 어우르는 남녀, 애잔하기까지 한 이 사랑의 춤은 달빛을 받아 
영롱한 여운을 남기 며 새벽녘의 깊은 고요 때까지 이어진다.
겨울: 소용돌이. 정월대보름의 흥성거리는 아침. 
마을 사람들 흥겹게 한 판 진을 짜며 논다. 남녀가 무리지어 어우러지는 가운데 
자반뒤집기 돌고, 상모가 돌아가고, 사랑의 남녀가 흥겨운 춤사위를 주고받는다. 
모두가 한 덩어리가 되어 도는 가운데 신명의 환희는 고조되고, 
꼭두쇠가 태우는 소지는 놀이패의 불림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에필로그 짙은 청색하늘에 반딧불이 날아다닌다. 
그 아래 아이들이 꼬마상모를 돌리며 놀고 있다. 
긴 여음을 남기는 음악소리와 함께 놀이패가 짝드름을 시작한다. 
무음신명의 세계 속에 열 두 발 상모가 멀리 던져지며, 겹겹의 원 주변으로 
마을 사람들이 농기와 신기를 들고 들어와 신명의 대화합을 진법으로 펼쳐진다.

 

 

 

작/ 김만중, 구성·안무/ 서한우· 정진욱 작곡/ 정동희, 편곡/ 이정면 
예술감독/ 채상묵 참여하여 2004. 2. 19. 서울예술단이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 작품이다

 

 

가무극은 노래, 춤, 이야기가 어우러진 한국 특유의 공연 형식이다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세상의 여러 갈등을 극복해서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을 꾸려가 자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특이한 것은 어지러운 현실과 화합의 목소리를 모두 상모를 이용한 몸짓 언어로 
표현한 점이다. 매우 힘든 작업이었지만 모든 단원들 이 합심해 완성도 있는 
공연을 만들었고 충격과 놀라움을 던졌던 공연이었다. 

 

 

 

농악은 우리 민족의 상생적 화합의 공동체 문화의 증거로, 두레를 짜서 일할 때, 
마을 굿을 칠 때, 집들이 의식을 할 때, 구색을 갖추고 놀 때 등, 우리 민족의 의식, 
놀이, 행진, 노동행위를 할 때 흥과 신명을 이끌어 내며 마을 공동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고 민중의 솔직한 감정과 정서를 악기와 몸으로 표현했던 총체적 문화행위다.
가무악 '소용돌이'는 삶의 문화였던 농악을 통해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신명을 되살려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열린 무대를 시도하며, 전 세계에 우리 고유문화의 
파워풀한 에너지와 세련된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초점 두고 '농악의 모던화'를 시도했다.
각 무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배경으로 농악의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戱의 놀이성'을 

중심축으로 한 겨루기양식을 취했으며, 친근한 음악과 화려하고 다양한 볼거리, 
스피드한 전개방식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 현대인들의 감성코드에 맞도록 하였다.
사물놀이 중심의 농악 공연에서 한 발작 나아가 총체성이 살아있는 우리 농악의 
대중화를 꿈꾸며, 새로운 어휘로 풀어낸 '소용돌이'가 한국인에게 잠재되어 있는 
신명을 끌어내고, 더 나아가 국적,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맺은 것'은 풀고 '신명난 삶'
으로 가는 창조적으로 풀어낸다. 난타, 도깨비 스톰, 점프, 야단법석 등이 우리의 신명을 

개성 있는 플롯 위에 타악중심의 퍼포먼스로 풀었다면, 가무악 '소용돌이'는 
타악 퍼포먼스의 모태이자 선조들의 총체적 삶의 문화행위였던 농악을 통해 
현대인의 신명을 되살리고자 하였다. 신바람을 불어 넣기 위한 원동력으로 강하면서도 
힘찬 겨루기를 친근한 국악가요와 함께 풀어, 잠재되어있는 신명을 끌어내고 흥을 
유도하는 축제의 분위기를 만든다. 나아가 농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소용돌이'는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에서 제작,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 문화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목표라고 함.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경환 '나무 목, 소리 탁!'  (1) 2026.05.15
김윤식 '고인돌 위에 서서'  (1) 2026.05.15
곽노흥 '그래도 달은 떠오른다'  (1) 2026.05.14
뮤지컬 '꾿빠이, 이상'  (1) 2026.05.13
주강현 '민초民草'  (1)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