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뮤지컬 '꾿빠이, 이상'

clint 2026. 5. 13. 19:26

 

 

장례식장. 사람들이 이상을 둘러싸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이상이 눈을 뜬다. 
이상은 순간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자신이 왜 누워있는지, 사람들이 왜 자신을 보며 
울고 있는지, 자신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는지. 이상은 모호한 상태의 자신을 명확하게 
알고 싶어진다.
그는 평생 이상의 삶을 흉내내며 살아온 서혁민과, 평생 이상을 연구하며 살아온 
피터주를 비롯하여, 자신과 시간을 함께 보낸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상과 헤어지고 사회가 원하는 얼굴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이상에게도 모호함이 아닌 하나의 얼굴을 선택하라 하지만 이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이상은 점점 더 자신의 존재가 모호해진다. 찾으려면 찾을수록 모호해지는 
자신을 보며, 모호한 것들을 점점 더 명확하게 규정하려는 세상의 폭력을 보며, 
이상은 점점 혼란스러워져 간다.  

 


1999년이 되자, 나는 이상에 대해서 뭔가 쓰고 싶어졌다.
그 글은 나중에 >꾿빠이, 이상>이라는 장편소설이 됐다. 그 소설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나는 소설가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_김연수작가의 글.
김연수가 등단할 때부터 마음에 품은 다음의 문장에서부터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 
즉, ‘오빠의 데드마스크는 동경대학 부속병원 유학생들이 떠놓은 것을 어떤 친구가 
국내로 가져와 어머니께까지 보인 일이 있다는데 지금 어디로 갔는지 찾을 길이 없어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라는 이상의 여동생 김옥희의 회상으로부터 말이다.

 


<꾿빠이, 이상>은 2001년 발표한 김연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으로, 시인 이상의 삶과 문학을 탈주체화된 방식으로 해석한 실험 작품이다. 

2017년 초연 후 202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재연되었으며, 90분간 이상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동명의 소설을 
오세혁, 오루피나가 각색했고, 작곡, 편곡에 김성수, 연출, 오루피나.
원작가도 공연을 보고 “원작 의도를 잘 표현해서 처음에 충격받았다”고 한 뮤지컬이다

 



 2017년 초연 당시 개막과 함께 전석매진을 기록했던 <꾿빠이, 이상>은 시인 이상의
유실된 ‘데드마스크’를 소재로 무대와 객석을 허무는 파격적인 시도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예술적 체험을 안겨준다. 원작소설의 인지도와 시인 이상에 대한 관심을 넘어 

참신한 공연 양식과 표현 형식에 대한 호평 속에 추가 회차를 오픈하는 등 공연계
최대 화제작으로 등극하였으며, 제6회 예그린어워드 3개 부문 수상(혁신상, 안무상, 

무대예술상)을 거둔 바 있다. 무엇보다 실험적이고 획기적인 시도를 한 작품에 대해 

주어지는 '혁신상’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되었고, 외형과 작품의 구성 모두 

혁신적인 시도가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년 6년 만에 재공연 된

<꾿빠이, 이상>은 공간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으로 옮겨 공연했다.
‘이상’의 시처럼 난해하고도 매혹적인 이머시브 공연이다.

 

원작 김연수와 각색 오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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