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우진 '두더기 시인의 환멸'

clint 2026. 5. 5. 10:48

 

 

어느 초여름 밤에 시인 이원영이 시를 쓰다가 갑자기 낭독을 하자 
안방에서 아내가 겨우 재운 두 살 아들이 잠에서 깨고, 
이에 원영의 모는 역정이 난다. 
그때 박정자라는 여인이 원영을 찾아오는데…….
그녀는 신여성으로 원영이 은근히 좋아하는 여자이다.
시인 원영을 좋아하는 정자는 가정을 방치하고 시와 자신에게 몰두한
그에게 가족을 소개시켜달라고 한다. 원영의 처가 나온다.
그 처는 여학교시절 학교후배였다. 그녀를 통해 시인의 아내가
시모를 모시고 2살난 애를 키우며 시인 남편의 구박을 이겨내는 모습을 본다.
시인 원영은 시에 대한 예술적 열정과 가족 부양의 책임, 연인 사이에서 
괴로워하다 결국 기존의 가정 윤리를 거부하고 모두에게 환멸을 느낀다

 


“이것이 두데기 시인이요, 이것이 소인 시인이요, 이것이 건너방 시인이요?”
“아, 날 가지구 그러지 말어요. 괜히 그러잖어도 불쌍한 놈을 더 볶을 게 무에요.”
“불쌍하다니. 어머니 계시구 어여쁜 부인 계시구 귀여운 아들 있구 집 있구 

양식 있구 님 찾구 허는데 불쌍해요?”
“그대와 비해 보구려. 어여쁘고 젊고 자유롭고, 자식 남편 없어 귀찮지 않구.”


1926년 발표한 김우진의 희곡으로 단막이다. 
'두더기'는 '누더기'의 방언으로, 누더기처럼 찢긴 시인의 내면과 환멸을 상징한다.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전통윤리와 새로운 서구적 윤리의 첨예한 갈등을 그렸다.

그리고 당시 구시대와 신 여성의 모습을 모두 비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 김우진 자신의 삶이 투사된 작품으로, 당시 지식인들이 겪었던 
내면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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