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고찬하 '불로초(不老草)'

clint 2026. 5. 6. 18:10

 

 

혼란의 시대, 세 개의 욕망이 충돌하다
진나라가 전국을 통일한 시대. 
환관 ‘조고’는 자신의 조국을 멸망시킨 진나라를 무너뜨리기 위해 온갖 술책을 
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설상가상 태자 ‘부소’에 의해 반역죄로 재판에 넘어간다. 
때마침 감옥에 갇혀있던 ‘서불’이 목숨을 대가로 진시황을 속일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이에 솔깃한 조고는 그의 계획을 따르게 되는데. 
드디어 모든 죄를 알도 있는 진시황은 조고를 비롯한 조씨 일당을 잡아들인다.
극형에 처해진 순간 서불이 약속대로 진시황 앞에 나와 
동방의 불로초(不老草)를 얘기한다. 
불로초에 혹한 진시황은 조씨 일당의 처벌을 유예하고
대규모 탐사대를 조직해 동방의 미지를 개척하러 보낸다.

서불과 조윤이 그 중책을 맡았다.

 

 


1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고... 기다리다 지친 진시황은 수명을 다한다.
조고와 승상이 진시황의 임종을 지키는데...
조고의 불로초에 속은 진시황은 조고를 보고 후회하지만
아직도 옥새를 관리하는 직책을 쥔 조고는 또다시 권력을 유지한다.
불로초 탐사대는 어느 산세가 험악한 섬에서 그곳에 불로초가 있다는 
마을 주민의 얘기를 듣고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을 품는다.
진시황의 죽음도 모르는 그들은 과연 불로초를 얻어서 돌아갈까?
그리고 권력을 잡고 북방에 가 있는 장자 부소에게 자결을 명하고
어린 차남을 황제로 내세운 조고... 그는 어찌 될까? 

 



중국을 평정한 진시황. 그 곁에서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조고.
그런 조고를 알고도 중용한 진시황과 몇 번의 위기를 기사회생한 조고.
최악의 위기에서도 사불이란 인물을 내세워 황제께 드릴 불로초가 바다건너 
동방에 있다고 말하는 사불은 불로초를 진상하기 위한 탐사대를 조직해 떠나고... 
진시황과 조고의 치열한 권력, 삶, 죽음이 어울어진다.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작가의 말 - 고찬하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졸업.
2025년 <돼지꿈>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


진시황이 크게 기뻐하며 서복으로 하여금 수천 명을 이끌고 동쪽 바다로 나가 불로불사의 약을 찾아오라고 명했으나, 서복은 돌아오지 않았다. -<사기: 회남형산열전>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전쟁을 멈출 생각이 없었습니다. 여섯 나라를 정복한 이후, 국경에 긴 장벽을 쌓고 국경 너머의 존재와 끊임없는 전쟁을 벌였습니다. 세상이 하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넓은 대륙을 다섯 번 순행하며 전국에서 올라오는 모든 문서를 검토하고 스스로 정한 할당량을 채우지 않으면 잠도 자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진시황은 한 사내의 꾐에 넘어가 많은 사람을 동쪽바다 건너편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진시황은 왜 많은 사람을 다른 땅으로 보내야 했을까요? 사람들은 왜 다른 땅으로 떠나야 했을까요? 모든 의문을 풀기에는 짧은 기록이었습니다. 고대 중국 사람들은 국가를 하나의 집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군주는 아버지이며 백성은 자식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자식이 제 역할을 하면 가정의 평화가 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폭력적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대의 사람들이 국가를 하나의 집으로 보았다면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가장 불안한 것이었습니다. <불로초>는 '아버지'로 비유되는 폭력적인 세상에 대한 고민이 녹아있는 작품입니다. 유난히 추웠던 2025년 겨울, 그 고민을 누구도 아프지 않게 조심스럽게 풀어보았습니다. 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집은 안전한가요? 집이 불안하다면 우리는 어디로 떠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