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강지영 '심여사는 킬러'

clint 2026. 4. 28. 21:32

 

 

51세 “심은옥” 여사. 13년 간 일했던 정육점이 망하자 살길이 막막하다.
‘40세 이상 주부사원 모집, 월 300만 원 보장, 비밀유지상여금 500% 지급.’
가족의 생계를 잇기 위해 심은옥이 선택한 길은… 다름아닌 ‘킬러’.
‘스마일 흥신소’의 사장 “박태상”은 심은옥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그녀를 최고의 
킬러로 양성한다. 한편, 심은옥을 짝사랑하던 ‘해피 흥신소’의 사장 “나한철”은 
심은옥이 킬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것도 라이벌회사 ‘스마일 흥신소’의 
킬러가 되다니, 나한철은 심은옥을 데려오기 위해 아들 김진섭을 킬러로 만들기 
시작한다. 심은옥은 아들이 킬러가 되었음을 알게 된 충격에 빠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들의 살인만은 막아야 한다.
유일한 방법은… 아들이 죽여야 할 사람을 미리 죽여주는 것.
극단으로 치닫는 어머니의 모성은 얼마나 끔찍한 살인까지 감행하게 할 것인가.

 


가족을 위해 킬러가 된 쉰 한 살 아줌마 심은옥
할 줄 아는 건 13년간 정육점 운영으로 다져진 칼 솜씨뿐이다
더 이상은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는 전설의 킬러, 박태상은 그녀를 한 눈에 알아본다.
강지영 작가는 정육점 아줌마가 킬러가 된다는 극단적인 소재를 가지고 

우리 사회를 단면을 절단해 보여준다. 인간의 온갖 욕망을 소리 없이 처리하고 

있는 흥신소. 그 주변에 모여 밑바닥의 삶을 사는 인물들의 시선으로, 

같은 시간에 일어난 사건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에서 윤리를 뛰어넘어 생존의 문제를 

작가 특유의 어휘와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풍자해내고 있다. 

킬러라는 잔혹한 소재로 출발하지만, 결국에는 보편적인 가족애를 주제로 삼았다.

 

 

작가의 말 - 강지영
지난겨울에도 김장을 했다. 가족과 나누고도 김치냉장고를 가득 채웠지만, 어제는 알 타리를 석 단 절여 총각김치를 담갔다. 겨울 무를 소금에 굴려 동치미를 담그고, 노란 알배추만 골라 백김치도 한 통 만들었다. 양파 값이 좋으면 양파청을 담그고, 매실이 익 어가는 계절엔 끙끙대며 황매실을 사들였다. 동생은 이런 언니를 볼 때마다 재미있어 한다. 싱싱한 것만 보면 뭐든 절이고 싶은 거 냐고 물었다. 그러고 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갖은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과일을 설탕에 재우는 방식으로 현재를 보존해왔다.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난 후에 비로소 진가가 발휘될 무언가를 위해 항아리 가득 천일염을 채워놓았다. 한때 풋내 나고 상큼했던 이파리와 열매가 전성기의 기억을 간직한 채 하얀 쌀밥 위에 놓이는 순간이 참 좋다. 
김장은커녕 양파장아찌조차 담글 줄 모르던 시절, 뻔한 킬러이야기가 싫어 중년여성을 주인공 삼아 쓴 작품이 <심여사는 킬러>였다. 어느덧 내 대표작이 되었고, 첫 영상화 판권 계약의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고도 긴 시간이 흘러 나는 뭔가를 절이기 좋아하는 중년이 되었다. 심은옥은 어느 사이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로 자리잡았다. 도무지 풀리지 않는 원고를 쓸 때, 결과가 뻔한 연재를 시작할 때, 청중이 드문 강연장에 들어설 때마다 심여사는 내게 잘 벼린 칼 한 자루를 건넸다.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져? 이봐, 강 작가. 닥치는 대로 삽시다. 그게 늘 우리 방식이었잖아.” 친근하게 충고를 했다. 
<심여사는 킬러>는 내 전성기의 흔적이었다. 이미 곰삭아 묵은지 같은 작품을 다시 손보는 일이 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개정판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건, 책장에서 풍기는 한 때의 풋내와 상큼했던 추억 덕분인 것 같다. 최종 작업인 작가의 말을 쓰는 이 순간이 참 좋다. 부디 나와 심여사의 합작품이 맛있기를, 그리하여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동안 독자들의 입 안에 침이 고이기를 고대한다. - 2023년 1월 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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