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기차역에 젊은 남자가 등장하고 그가 버린 캔 음료를 주으며
'요즘 사람들은 말이야...'하며 그걸 집어 쓰레기통에 넣는다.
역무원이 나오고 이어서 다시 그 남자가 등장하며 기차를 기다린다.
기차가 오지 않자 그는 역무원에게 기차가 오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다 자신이, 혹은
역에 게시된 열차시간표의 잘못 표기로 인하여 그만 막차가 끊어진 것을 알게되고
그 남자와 역무원은 다툼을 벌인다. 그러나 '한국 공무원의 나쁜 정신인 복지부동'의
자세를 보이는 역무원은 '열차 시간표가 잘못 표기되어 있다'라는 남자의 말에도
'위에서 붙이라고 했으니까 나는 붙였다'라는 말로 가볍게 일축하고,
그리고 할 수 없이 그는 머무를 곳을 물어보나 전혀 없음을 알거나 너무 멀다는
것을 알고 역에서 하루를 세우기로 작정한다.
그때 한 사내가 나타나 철로에 무릎을 굽히고 달려올 열차에 자신의 몸을 해체하기로
결심한 듯 멍한 시선으로 달려올 열차를 기다린다. 남자는 그가 곧 자살할 사람인 것을
느끼고 그에게 다가가 '열차가 이제오지 않아요. 특별열차도 없데요. 잠잘 곳은 여기서
산을 2개나 넘어야 갈 수 있데요' 하며 방금전 자신이 역무원에게서 들은 그 얘기를 한다.
그래서 절망한 그 사내와 그는 플랫폼에서 하루를 지새우며 내일 올 열차를 기다린다.

남자와 사내의 감정에서 묘하게 싹트다가 간식거리를 갖고, 짬껨뽕하여 먼저 먹는
게임을 하다 혼자만 먹고, 뭘 낼꺼요? 를 먼저 묻는 그에게 번번히 진 그 사내는
자신이 내놓은 것을 하나도 먹지 못하다가 급기야, 그가 먹은 삶은 게란에 목이 말라
우유를 먹게 되고, 그러자 그 사내는 '우유내기는 아직 하지 않았는데 왜 먼저 먹었어요?'
하며 그를 연필 깍는 칼로 난자하려 들고.... 그러다 깨어보니 그 사내는 간데 없고
열차는 곧 들어온다 하는 역무원의 말에 자신이 하루밤을 묵은 벤치를 둘러보다
'계란'을 발견한 그는 열차와는 반대로 역을 빠져 나가는데... 그 뒤로... 하는 역무원의 말.
'이곳에서 열차를 놓쳐 하룻밤 잔 승객들은 아침이면 전부다 열차를 타지 않고 놀라서
역을 빠져나가더라...'며 혀를 찬다.

전훈이 1996년에 쓴 단편극으로, 간이역 대합실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남자가 겪는 공포와 판타지를 다룬 작품이다. 2023년 체홉극장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심리적 긴장감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조명한다.
‘모든 것은 자기 마음에서 지어낸다’는 일체유심조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포와 환상적인 요소가 극적으로 표현되어 몰입감이 뛰어나고
배우의 연기이외에도 조명과 음향효과 등을 활용한 연극장치도 볼만한 작품이다.

전훈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 학사(연출전공)
러시아 국립 쉐프킨 연극대 연기 실기 석사 MFA
<경력>극단 애플씨어터 대표
서울예술대학 겸임교수 역임
동국 대학교 교수 역임
성균관 대학교 교수 역임
<수상경력>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수상 [세자매] 2005
동서희곡문학 신인작가상 수상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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