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 문화를 연극놀이로 풀어본다"
이 작품은 절박한 상황에 놓인 뒤 사라진 한 노동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연극놀이'와
'상황극'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연이다.
대경공업에서 10여년 간 노동자 노래패 활동을 해온 장기봉 씨. IMF 이후
회사에서는 정리해고가 감행되고 장기봉 씨는 설상가상으로 덜컥 간암선고를
받는다. 그런데 학교 공부에는 별 관심도 없이 힙합을 하러 다닌다던 둘째아들 동수가
아예 고등학교도 가지 않고 음악공부 하겠다며 말썽을 일으킨다. 아무리 어려워도
남들 다 가는 대학에는 보내야할 것이 아닌가? 장기봉씨는 고민에 빠진다.
"내 인생 은 무엇이더란 말인가?"
그러던 어느날 장기봉 씨가 사라지고 출연진들이 사라진 장기봉씨를 찾아다니는
과정이 지난 역사와 기억을 통해 펼쳐진다.
IMF 이후 붕괴된 노동자 개인의 삶, 가정, 소외된 노동자 문화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는 이 작품은 21세기 초 한국노동자 문화에 대한 한편의 보고서이다.

80년대말 민주노조가 활발해지면서 노동자문화패활동도 매우 다양하게 펼쳐졌다.
그러나 민주노조운동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노동자문화운동은 일상적인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하는 새로운 창조력을 요구받았다. 그 와중에 90년대 말 밀어닥친
IMF의 구조조정은 고용상황을 뿌리부터 뒤흔들어 놓았다. 그러니 지난 시기에 삶의
지혜로 만들어놓았던 노동문화들도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

마당극 <꽃 피고 꽃 지는 줄 모르고>는 1999년 세기말에서부터 한국노동문화의
현재에 대한 보고서이자 새로운 삶의 지혜를 문화의 창조력에서 찾고자하는
치열한 실험이다. 이 작품에서 몇 곡의 노래로 압축되는 한 노동자의 10여년을
참으로 오랜만에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때로는 극에 몰입하기도 하고, 때로는
레크레이션 게임처럼 연극놀이를 즐기면서, 꽃 피고 꽃 지는 줄 모르고 숨가쁘게
살아왔지만 실상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장기봉 씨의 삶을 어느덧 자신의 삶처럼
이해하게 된다. 이 연극은 한국의 40대 남자 가장이 맞닥뜨리고 있는 아주 보편적인
문제를 요목조목 건드린다. 왜 한국의 40대 남자 사망률이 세계 1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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