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선찬 '나의 조국 미운 대한민국'

clint 2026. 4. 24. 16:00

 

 

1944년 5월 정신대 강제 동원령이 발표되고, 당시 18세였던 김분례 할머니는 
근로 정신대가 되어 일본으로 떠났다. 같이 간 동네 친구 언년이와 함께 섬으로 
끌려가 비행기 공장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비행기 부품을 신나로 닦으며 
윤활유를 입으로 불어 넣는 등 모진 노동에 시달리며, 일본에 가면 배불리 먹고 
여학교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이 무너진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거기에서 스즈끼와 마사오라는 젊은이와 만나게 된다. 
해방이 된 후 김분례 할머니는 조국 대한민국으로 오게 되지만 일본에서의 기억을 
잊은 채 평생을 보내다 다시 일본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2011년,2012년 인천 항구연극제에서 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한 극단 산만의 공연작품으로 김선찬씨가 작. 연출을 맡았다. 
1944년 [조선여자근로정신대]라는 미명에 속아 13살, 14살의 소녀들이 배고픔과 교육에 대한 갈망으로 부모님과 조국의 품을 떠나 일본으로 떠났다. 자신들을 가르치던 담임선생님 말만 믿고.....하지만 소녀들을 맞이한 건 일본군과 일본기업의 일본군 위안부 차출과 강제노역이었다. 소녀들은 갖은 모욕과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부모님과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그러나 소녀들은 해방이 되어 조국으로, 부모님께 돌아왔지만 조국도 부모님도 그녀들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벌인 일이 세상에 알려지는 게 두려웠다. 친일은 36년 식민지 시대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생존수단이었다는 변명 속에 그들이 이뤄놓은 부와 명예를 버릴 수가 없었다. 그들이 가진 부와 명예를 대한민국은 필요했기에 대한민국은 그들을 받아들였다.   
나랏님 말만 믿고 일본으로 갔던 소녀들이 70이 넘은 할머니가 됐다. 일본군위안부로 일본군을 상대할 때마다 치욕스러움과 두려움에 떨어야했던 소녀들과, 일본에서 노동을 강요받으며 모진 매와 굶주림으로 괴로워했던 소녀들이 모두 이제는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되는 할머니가 돼버렸습니다. 근로 정신대 할머니! 

 

 


할머니들은 일본군 위안부가 아니었다. 단지 선생님에게 속아 일본에 가서 모진 매와 굶주림 속에서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언젠가는 조국으로, 부모님께로 돌아갈 날만 바라고 참고 또 참은 소녀들이었을 뿐이다. 그 소녀들은 친일파가 퍼뜨려놓은 일본군에게 몸을 망친 화냥년이란 억울한 처지가 되어 고향에서 살지도 못하고, 결혼해도 남편에게 모욕을 받으며 67년을 사셨다.
그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대한민국을 상대로 소송하였다. 일본의 대기업과 일본정부는 할머니들에게 99엔, 우리 돈으로 1400원을 배상하여 다시 한번 모욕을 주었다. 중국의 할머니들은 같은 소송의 결과로 우리 돈 32억을 받아 1인당 수천만원을 중국정부가 앞장서 받아주었는데 말이다. 할머니의 소원은 돈이 아니다. 단지 억울함을 남기고 치욕스러운 상태로 삶을 마감하고 싶지 않으신 것이다. 중국은 정부가 앞장서서, 일본은 많은 시민단체들이 우리 할머니들을 도우면서, 역사를 정리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우리 국민들이 발 벗고 나서서 할머니들의 억울함을 풀어 드리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작 연출의 글 - 김선찬
지금까지 근로 정신대와 일본군 위안부, 징용, 징병 이라는 단어 를많이 들어왔지만 그 확실한 뜻을 알지 못하고 지내왔던 내 자신이 미웠습니다. 그러다가 MBC 방송 에서 보게 된 ’99엔’ 이라는 제목의 방송은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를 가르치던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에게 속아 일본으로 가서 척박한 환경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던 우리 할머니들의 삶을 보면서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더욱더 나를 부끄럽게 만든 건 내가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이 그 할머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할머니들에게 이 작품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할머니들 앞에 이 역사를 모른 척 하고 살아 왔다고 사죄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이 할머니들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희망을 무대에 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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