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광림 '우투리'

clint 2026. 3. 9. 06:10

 

 

고려말 대장군 이성계는 반역을 꿈꾸고 왕이 되려 한다. 

그러나 지리산 산신령은 그가 아니라 아기장수 우투리가 왕이 될 것이라 예언한다. 

우투리는 억새풀로 태를 끊고 태어난 비범한 능력의 아기장수. 

강원도 앞 바다 바위 속에 숨어 군사를 기르며 후천개벽 새 세상을 꿈꾼다. 

이성계는 우투리의 모친을 이용하여 우투리의 비밀을 알아낸다. 

우투리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오직 억새풀 뿐, 

결국 이성계는 우투리를 죽이고 새로운 왕조를 일으키고

우투리가 꿈꾸던 후천개벽 새 세상은 또 천년 후로 미루어진다.

 

 

 

"우투리"는 아기장수 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비범한 능력을 가진 아기장수 우투리가 왕이 될 것이라는 지리산 산신령의

말 때문에 이성계는 우투리를 죽이기 위해 집을 나간 우투리를 찾아 나선다

우투리가 집을 나갈 때 우툴어멈에게 주고간 부적으로 우투리를 찾아내지만

억새풀로 두드려야 우투리를 물리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이성계는

후에 억새풀로 두드려 우투리를 물리친다이성계로 표상되는 지배층에 대한

반감을 내포하고 있는 아기장수 설화는 600여 년 전 전제군주의 폭압에

저항하는 백성들의 좌절한 혁명이 꿈이 담긴 설화이다.

 

 

 

 

 

지리산의 우투리 전설은 지리산이 모성의 산에 머물지 않고 민중에게 얼마나 혁명의 꿈을 심어준 장소인지가 잘 드러나는 이야기이다. 걸어나오는 산 이야기 역시 정적인 산이 아닌 세상을 향해 걸어나오는 지리산의 면모가 잘 드러나는 이야기이다우투리 전설은 지리산 기슭 산골마을에서 평민영웅 아기장수 우투리가 탯줄을 억새로 끊으며 태어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지리산과 바다를 오가는 비밀스러운 자기수련과정을 거쳐 군사와 식량을 모아 세상을 평정할 꿈과 힘을 키우던 중 결국 자기와 가장 가까운 어머니의 고발로 인해 좌절과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여기서 '우투리'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지리산은 단지 패배자와 은둔자들만의 보금자리, 자양분을 안겨다주는 그런 모성적 의미의 산으로서만 기능하는 곳이 아닌, 새로운 변혁의 꿈과 그 지도자의 출현을 갈망하는 능동적인 공간임을 증명해주는 하나의 전설인 것이다.

 

 

 

 

 

전통설화 이야기에 양주별산대, 태극권을 곁들인 우리의 춤사위와 한국적인 운율로 녹여낸 장단대사를 통해 보통의 연극에서 접할 수 없는 특별함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초연이후 과천한마당축제, 서울공연예술제, 베세토 연극제, 러시아씨어터필페스티벌, 수원화성 국제연극제 등 국내외 유수의 축제에 초청되면서 이미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우투리는 왕으로 점지된 아기장수 우투리와 우투리를 죽이고 왕이 되기 위한 이성계와의 싸움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우투리1.1-아기장수의 꿈은 올해로 23주년을 맞는 프랑스 부르고뉴 디종 국립극장 ‘5월의 공연 의 개막작으로 초청되어 공연될 예정이다. ‘5월의 공연은 해마다 다양한 해외공연들을 선보이는 페스티벌로 디종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연극축제이다. 2009년 당시 프랑스 국영TV에서 전 공연을 촬영하는 등 미디어의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극단 우투리는 클래식한 공연에 익숙하고 보수적인 성향의 프랑스 관객들이 소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애초의 우려와는 달리 한국적인 몸짓과 에너지, 음악으로 프랑스 연극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독특한 연극적 감흥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투리>의 작가인 김광림은 이번 작품을 기점으로 향후 10년간 다른 작업은

일체하지 않고 “‘우리’만의 공연양식을 찾는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만의 공연양식을 찾는 작업이야 말로 우리의 예술과 문화의 생존과

관련있는 절대 절명의 과제”라고 하였다. 앞으로 이 작업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1996년 연극원에서 <꼭두각시 놀음>이라는 작품을 통해 우리의

전통연희를 바탕으로한 우리의 공연양식에 대해 실험을 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은 그의 <꼭두각시 놀음>에서 한층 발전된, 양식화 작업을 통해

‘우리’ 것을 찾고자 하는 진지한 작업이 될 것이다.

바로 <우투리>는 그의 야심찬 10년 계획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의 희랍극이나 셰익스피어의 연극, 그리고 이런 연극전통을 이어받은 서양의 명작들은 그 내용과 형식 그리고 시대정신이 잘 어우러진 훌륭한 연극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동양의 ‘우리’에게 꼭 들어맞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많은 연극인들이 이점을 인식하고 서양의 것이 아닌 ‘우리’만의 공연양식을 찾는 작업과 실험들을 해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어느 누구도 온전한 성공을 이루지 못한 것이 솔직한 평가일 것이다. 중국의 경극(京劇)은 전통음악, 시(詩), 창(唱), 영송(詠頌), 무용, 곡예와 무술(武術)이 하나의 위대한 연극예술로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노(能), 가부끼(歌舞伎)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현대까지 전통문화의 제 분야가 일정한 형식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전승, 발전되어온 연극예술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일제침략기 문화말살정책의 영향과 해방 후 한국전쟁을 겪고 그 이후 군사개발독재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많은 부분 상처받고 유실된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예술가들은 전통을 현대화하고 우리의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창조 해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단 <돌곶이>의 <우투리>공연은 이러한 기반 위에서 출발하여 우리 전통을 이용한 우리의 새로운 극양식을 창조하는데 그 목표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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