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물패와 잡색들이 상모놀이와 소고춤을 펼치고 걸판진 상쇠의 덕담을
시작으로 농사춤과 농요소리가 어우러지는 한판 놀음이 이어진다.
막판에 민족농업의 상징인 누렁소가 나와 춤을 추던 중 얼룩소가 등장하여
누렁소를 몰아내고 수입개방의 물결을 알린다.
소박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당곡리 마을.
한 식구처럼 어울려 살던 동네 사람들은 정성껏 농사짓는 작목이 계속해서 망하자,
농촌을 떠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만 간다.
떠난 사람들에 대한 소식은 어둡기만 하고, 농촌에 남아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는
쌀이 수입될 것이라는 암울한 소식과 쌀값이 동결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며,
당곡리 사람들은 동네 회의를 통해 해결책을 상의하는데....
한국의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충청도 지방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와 걸판진 전통춤과 민요, 신명나는 풍물까지 결합하여 완성도 높은
마당극으로 펼쳐낸다.
우리 민족의 먹거리를 지켜내고 동민들의 단결과 기본권 쟁취를 위한 상징적인
북춤이 힘차게 펼쳐진다.

피폐화된 농촌과 소외받는 농민들의 한을 풀어내며 풍농과 안택을 기원하는
판굿으로 시작되는 <아줌마 만세>는 이중노동에 시달리는 농촌여성들의 고통,
쌀수입에 대한 염려, 농민들의 이익과 무관하게 이뤄지는 농정 등을 담고 있다.
빚만 느는 농민이 술마시고 마누라에게 화풀이하다 결국은 고향을 등지는 모습이나
공장과 술집이 들어서도 농민에게는 돌아오는게 없는 세상에 대한 비애,
텅 빈 농촌에서나마 먹고 살기위해 열심히 일하는 역동적인 농민상은 '92년 초연 후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함없는 우리시대 농촌의 자화상이다.

농촌의 한 가정에 초첨을 맞춰 농촌의 여러 문제들을 열거하는 이 연극에 특히
농촌 관객들은 무척 감동적이고 현실감있다고 소박하게 말한다. 이들은 밭매고
농약치고 탈곡하는 몸짓연기가 나오자 자신들의 노동이 연극 소재가 된다는 것에
무척 신기해했고 농촌의 일상적인 장면에선 친근감을 빚독촉하는 농협직원의
위세엔 ‘너무 그러지말라’고 이구동성으로 야유를 퍼붓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극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돼있던 이들 관객의 놀라운 흡수력은 마당극이라는 데에
기인하겠지만 ‘바로 이곳에서 그려지는 이곳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주효했다.
민족예술단 우금치 공동창작으로 대본을 만들고 류기형연출이다.
대학에서도 마당극으로 공연되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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