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우스트를 연습하고 있는 조그만 소극장.
사실성을 살리기 위해 극장에서 쥐들과 함께 자고 먹고 씻고 있는 배우.
연출자와 제작자의 끊임없는 사실성의 요구에 염증을 느낀 조연출은
진짜로 보이기 위해서는 무대, 객석에도 벽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독배에도 진짜 독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해 받아들여진다.
벽 속에 갇힌 파우스트는 혼란을 느끼며 본인이 진짜 인물인 듯
독배를 먹고 자살을 선택한다. 무대는 아수라장이 되고
관계자들은 무대를 닫으려 소란을 부린다..
잘못된 신념, 가치관을 가진 제작자와 연출로 인해 한 인간이자 배우인
우리의 파우스트가 꼭두각시 인형과도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자살까지도 생각하게 만드는 블랙 코미디이다.

1914년에 발표된 「제4의 벽」은 「즐거운 죽음」이나 「가장 중요한 것」에 비하면
비교적 덜 알려진 예브레이노프의 작품이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이 당시
메이에르홀트, 예브레이노프 등올 중심으로 발흥했던 '극장주의' 운동. 반 사실주의적
연극문화의 한 장면을 엿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극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무대 위에 진짜 귀뚜라미와 개구리를 올리고, 부두노동자들을
출연시키고, 공연 전 공연의 배경이 되는 나라나 지역을 반드시 답사하고 그곳에서 가구뿐
아니라 소품으로 쓸 카드와 펜까지도 사들였던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초기 극사실주의
연출방법론은 종종 모더니스트들의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예브레이노프 역시 '휘어진 거울'에 스타니슬라프스키와 그가 이끄는 모스크바예술극장에
대한 패러디를 담은 수많은 공연들을 올렸다.

작가소개
니콜라이 니콜라이예비치 예브레이노프(1879-1953)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프랑스 귀족 가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예술적 감수성이 뛰어난 어머니의 영향으로 7살에 시를 쓰고 가족 연극을 하는 등 어렸을 때부터 예술적 재능을 보였다. 아마추어 극단 시절을 거쳐 2008년 코미사르제프스카야 극장의 예술 감독을 거치며 예술 활동을 활발히 하였다.
그는 문학, 회화, 음악, 철학 등 다방면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특히 연극 분야에서 천재성이 유감 없이 발휘되어 많은 이색적인 희곡과 개성 있는 연출을 하였다.
연극은 인간의 자아을 구상화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으며, 한 사람의 배우가 연기하는 종전의 모노드라마에 대하여, 복수의 등장인물을 통해 주역(主役)의 내면을 돋보이게 함으로써, 관객의 무대에의 참가(일체화)를 주장하는 독자적인 이론인 ‘모노드라마서설‘(1909)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자기 이론의 핵심 개념들을 기술한 ‘극장 그 자체’를 출간했고, 1916년에는 총 세권으로 이루어진 대작 ‘자신을 위한 극장’을 탈고하였다. 그의 대표 희곡으로는 ‘마음의 극장’(1912) ‘가장 중요한 것’(1921)이 있으며, 러시아 혁명 (11월 혁명) 이후 1925년에 파리로 망명하여 러시아연극에 관한 저술을 남겼다.

'외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페트르 콜레츠코 '아이싱' (1) | 2026.01.09 |
|---|---|
| 폴 헌터 'F. 스콧 피츠제럴드와의 인터뷰' (2) | 2026.01.08 |
| 알베르 까뮈 '정의의 사람들' (1) | 2026.01.07 |
| 케네스 소여 굿맨 '체스 게임' (1) | 2026.01.06 |
| 아라발 '질투심 많은 무희' (1) | 2026.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