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은 1막의 발레 극이라고 텍스트에 적혀있는 만큼
대사가 없이 움직임만으로 진행된다.
벌거벗은 한 여자와 남자가 등장하는 이 극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합창이 보이지 않는 힘을 대변하고 있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주위의 소리에 반응하여 여자를 때리기도 속박하기도 한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행하는 행위는 여인에 대한 흠모에서 시작하여
애정- 변질- 마찰- 집착- 구속에 이르다가 결국 파멸로 끝이 난다.
인간의 욕망과 보이지 않는 힘의 대립을 그린 이 극은 대사는 존재하지 않지만
강한 이미지로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힘이 있다.

아라발은 70년대 소극장운동이 활발하던 시절 베케트, 이오네스코, 핀터를 이어 우리 연극계에 중요한 작가였다. 특히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는 많은 대학극회들이 연이어 공연할 정도로 도전감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었다. 현실에 눈감지 않고 치열하게 반응하는 아라발의 연극과 당시 암울한 시대를 살던 학생들의 정서가 잘 맞아 떨어진 결과이겠지만 그 덕분에 우리 연극계는 현대극의 지평을 추상적 현실 고발의 차원까지 넓힐 수 있었다. 세계대전과 프랑코 독재를 온 몸으로 겪은 작가 페르난도 아라발은 그의 여러 작품들을 통해 사악하고 파괴적인 세상과 이유를 모른 채 추방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술이 취하는 연극이 아니라, 깨어나는 연극이다. (‘카타르시스’ 문학이 아님)
‘살롱 드라마’의 형식을 취했고 커튼이, 막이 분명히 있다.
이 극의 복장 형식은 모두 거의 전라의 최첨단을 택했고,
그 사상적 알곡은 극히 고전의 분장을 했다.
‘섹스와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아라발의 작품은 순진한 유아의 혼을 가진 인간을 에워싸는 잔학과 도착으로 가득 찬
부조리의 세계를 유머와 사디즘과 몽상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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