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막
신비의 보검이 전해 내려오는 졸본 궁, 졸본의 왕(연타발)이 전장에서 죽자
그의 동생(연무발)은 형의 유언대로 왕위를 결정하기 위한 검투경연을 벌인다.
왕위를 차지하려는 연무발의 의도와는 달리 검투경연의 우승은 갑자기 나타난
소서노가 차지한다. 한편, 부여의 병사들에게 쫓기던 주몽은 숲에서 만난
소서노의 도움으로 엄시수 물을 건너게 되고, 이를 계기로 둘은 가까워진다.
제천의식 날. 연무발은 스스로 왕위에 오르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갑작스런 소서노와 주몽 일행의 등장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연무발은 연타발의 딸이며 운명의 아이인 소서노를 제거하기 위해
칼을 빼든다. 그때 신비의 보검이 신비한 광채와 함께 칼의 울음소리를 내는데...

2막
소서노와 주몽의 나라 고구려가 세워졌다. 고구려는 주변국과의 전쟁을 통해
독립국의 지위를 다지고 영토확장을 시도한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백성들의 고통은 점점 더 커지고, 소서노의 고민은 깊어진다.
전쟁을 원하는 주몽 세력과 평화를 원하는 소서노 세력의 갈등이 커져만 간다.
결국 주몽의 부하들이 소서노의 암살을 모의하는데...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통치자로서의 소서노가 결정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왜 소서노는 떠날 수밖에 없었는가?
술과 가무에 취해 있는 주몽과 그를 바라보는 세 친구들, 소서노를 암살하려다
죽음을 당한다. 아버지 주몽을 찾아 헤매다 비류를 만난 유리.
유리와 비류의 아버지가 주몽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징표인 부러진 칼을 꺼내 맞추자 유리를 왕위 계승자로 내세운다.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소서노 일행은 새 터를 잡는다. 바로 백제국이다.

고구려, 백제의 신화가 된 역사에서 지워진 여자 영웅 ‘소서노’
세계사에서도 유래가 없는 두 나라를 건국한 그녀의 이야기다.
가무극 <소서노>는 서울예술단에서 2014년 3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위대하지만 잊어졌던 고구려, 백제 두 나라의 개국,
통치자였던 ‘소서노’의 모습을 팩션(Fact+Fiction) 형식의 무대로 구현한다.
한국의 역사에서 건국과 통치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던 최초의 여성 ‘소서노’
우리는 이미 오래 전 걸출한 리더십을 지닌 여성 지도자를 배출한 바 있다.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사실상 건국한 소서노. 남편 주몽과 고구려를,
아들 온조와 백제를 세운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두 나라를 건국한 여성이다.

가무극 <소서노>는 고증학적 자료와 역사를 참고하기는 하였지만 역사물은 아니다. 남성 중심적인 힘과 권력, 영토 확장이 강조되는 기존의 건국신화와 대비하여 포용과 화합, 사랑이라는 이념을 통해 백성을 융합하고 나라를 건국해 나가는 소서노의 모습을 역사와 신화 즉, 픽션과 판타지로 창조했다. 특히, 소서노와 주몽을 비롯한 실존 인물들 외에도 신화적인 인물들을 등장시켜 판타지적인 재미를 더했으며, 영화적 기법 및 스펙터클을 부각시키는 영상 활용, 시대의 패턴만 적극 사용한 현대적 의상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미술을 선보였다. 여기에 판타지 영화나 에픽 영화에서 나올 법한 다이나믹한 음악과 다양한 타악기의 리드미컬한 연주에 서울예술단의 장점인 안무와 함께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풍성한 무대를 만들어 낸다. 극본은 ‘내 마음의 풍금’ ‘미녀는 괴로워’ ‘라 레볼뤼쉬옹’ 등 독특한 실험정신과 매력적인 대사로 검증 받은 이희준이 맡았으며, 연출은 서울예술단 가무극시리즈로 대중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온 서울예술단의 예술감독 정혜진(연출)과 연극 ‘당통의 죽음’ ‘알세스티스’ ‘맥베드’에서 세련된 무대를 선보인 이곤(협력연출)이 맡았다. 작곡, 음악에는 ‘맘마미아’ ‘잃어버린 얼굴 1895’에서 실력과 신뢰를 인정받아 풍성한 음악을 들려줄 김길려(작곡, 음악감독), 중견 무대미술가이자 용인대 연극학과 교수인 이태섭이 총 미술로 참여했다.

뮤지컬 ‘소서노’는 부여를 떠나 새 나라를 세우겠다는 꿈을 품은 '주몽'과 숲속에서 자유로이 살고 싶으나 졸본(卒本)과 백성들을 외면할 수 없어 선택의 기로에 놓인 '소서노'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1막은 주몽과 소서노가 우정에서 사랑으로 함께 고구려를 건국하는 이야기를, 2막은 다른 정치 의견으로 서서히 갈리는 두 사람을 그린다. 정혜진 연출 겸 예술감독은 “소서노는 고구려를 건국한 뒤 고구려를 주몽에게 넘기고 또 다른 유토피아 백제를 향해 가는 인물이다. 소서노는 ‘상생의 철학’을 가지고 정치를 했다. 2100년 전 이 인물을 통해 21세기 우리가 바라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소서노’는 정 연출이 말한 소서노의 리더로서의 면모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아 전체적인 주제 차제가 불분명했다. 왜 소서노라는 인물을 말하고자 하는지, 왜 그의 정치사상을 다루려 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그리고 서울예술단 특유의 노래(歌), 무용(舞), 연극(劇)이 어우러진 창작가무극으로 일반뮤지컬과는 다른 색깔을 띤다. 서울예술단은 개막 전부터 이번 공연의 특별함으로 전문 무용단원들이 펼치는 ‘예술군무’를 꼽았다. 전통 한국무용을 현대인의 스타일에 맞게 재창조한 완성도 높은 안무를 선보이겠다고 자부했다. 베일을 벗은 ‘소서노’는 처음부터 서울예술단 특유의 유려한 무용으로 막을 열었다. 그렇게 시작된 무용은 극 전반에 녹아냈다. 또한 새로운 볼거리를 원하는 관객을 위해 언제나 새로운 공연을 만들겠다는 서울예술단의 취지에 따라 극중 넘버들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화려한 음역대로 폭발적인 곡을 완성해냈으며, ‘소서노’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무대미술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맞게 화려하게 채웠고, 효과적인 조명과 적절한 영상으로 뒷심을 더했다. 하지만 노래, 무용, 무대에만 지나치게 신경이 쏠려 전체적인 그림을 놓쳤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매 장면에 볼거리를 넘치게 담아 과해진 감이 있다. 그러다보니 결정적으로 전체적인 이야기와 주제가 무뎌졌다. ‘힘’으로 갖은 전쟁을 일으키며 민중을 다스리는 ‘주몽’과 ‘인품’으로 민중을 품는 ‘소서노’의 다른 정치 중 진정 바른 지도자는 ‘소서노’ 라는 것. 또 소서노가 권력욕 때문에 자신을 죽이려던 남편 ‘주몽’에게 고구려를 맡기고 떠나며 ‘대의를 위한 양보’를 갖춘 지도자라는 것. 서울예술단이 앞서 밝힌 이 공연의 주제는 허울만 좋은 뿐 공연 속에서 그 주제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관객이 스토리를 찬찬히 따라갈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고, 혼자 속도를 내어 스토리를 끌고 나가기 때문이다. 오히려 화려한 면면에 치중하다 극(劇)의 본질이 흐려졌고, 그 주제를 관객에게 반듯이 전달하지 못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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