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 관우, 장비는 도원결의를 하며 천하를 구하고자 뜻을 품고,
제갈공명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한다.
제갈공명은 유비의 뜻에 감복하여 책사가 된다.
이후 유비는 조조의 군사에게 밀려 피신하고
장판교에서 조자룡과 장비는 승리를 거둔다.
오나라 손권은 유비의 군대와 합세하여 조조를 물리치기로 하는데,
제갈공명은 십만 개의 화살을 얻어 손권에게 신임을 얻는다.
이후 조조는 백만대군을 몰아 적벽강에서 싸움을 준비하는데,
조조 군사들은 전쟁 전날 주육을 포식하며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한다.
마침내 제갈공명이 동남풍을 빌어 화공으로 공격하자
조조의 군사들은 몰살하게 되고 조조는 화용도로 패주하여 달아난다.
조조는 도망을 하며 정욱과 군사들로부터 조롱을 당한다.
여러 장수들에게 쫓기다 마지막으로 관우를 만난 조조는
관우에게 지난 날의 인연을 들어 목숨을 애걸하고
결국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도망하게 된다.
적벽가는 중국소설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을 중심으로 영웅적 서사와 군사들의 이야기를 병치시켜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된 판소리이다. 외국소설을 번안하여 만든 최초의 판소리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적벽가에서는 유비ㆍ관우ㆍ장비ㆍ제갈공명ㆍ조자룡 등의 영웅을 긍정적으로 그리는 반면, 조조는 간웅으로서의 부정적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조조는 부하들이나 군사들로부터 조롱받고 비하당하면서 골계적 모습으로 표현된다. 한편 군사들은 전쟁 전후의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면서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떠오른다. 적벽가는 전쟁을 통해 고통받는 군사들을 그림으로써 전쟁의 비극과 허망함을 주제로 드러내고 있다. 적벽가는 양반층의 애호를 받았던 소리로, 19세기 이래 <삼고초려>나 <군사설움>, <새타령> 등 음악적으로 잘 짜여진 더늠들이 첨가되면서 발전하였다. 적벽가는 현재 동편제 계열의 박봉술제와 서편제 계열의 정응민제, 중고제 계열의 박동진제, 근현대 새롭게 짠 김연수제가 함께 전승되고 있다.
『삼국지연의』가 판소리 적벽가로 변화되면서 달라진 두드러진 특징은 조조의 골계화와 더불어 군사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원래의 소설이 가지고 있던 부분을 우리의 것으로 개조, 변화시키면서 적벽가는 조조와 같은 인물의 영웅성을 제거하고 이름 모를 군사들의 애환을 골계적으로 그려내었다. 곧 군사들의 시각으로 전쟁을 그려내어 수많은 인명의 희생 위에서 얻어지는 영웅들의 공명이 타당한가를 성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군사들이 처한 전쟁의 비극상을 강조함으로써 영웅 중심의 서사와 서민 중심의 서사를 동등하게 그려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적벽가는 원래의 서사 단락과 병치된 조조와 군사의 모습을 통해 영웅과 용맹의 덧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설정된 조조와 군사의 관계는 영웅과 개인, 전쟁과 개인, 국가와 개인이라는 대립항을 설정하면서 끊임없이 골계화 된다. 한편 긍정적 영웅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유비ㆍ관우ㆍ장비ㆍ제갈공명ㆍ조자룡 등은 원래의 긍정적인 모습을 간직하는 것으로 그려져 간웅과 영웅의 대립 구도를 형성한다. 조조는 긍정적 영웅들에게서는 물론이고, 자신의 책사(策士)와 군사들에게조차 철저하게 조롱당하고 바보 같은 인물로 떨어져 『삼국지연의』의 모습에서 완전히 일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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