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마르셀 빠뇰 '화니'

clint 2025. 5. 5. 06:21

 

 

프랑스 마르세이유의 항구. 

아들의 가출로 심한 우울증에 빠져있는 세잘은 까페로 친구들이 찾아와

위로해 주지만, 남들에게 불쌍해 보이는 것이 더욱 서러워 그들을 박대하고

오직 아들 소식만을 기다리며 힘없이 지낸다. 

세잘의 아들, 마리우스의 애인이었던 화니 또한 큰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그녀의 어머니도 근심이 쌓여만 간다. 

마리우스가 바다로 떠난 지 두 달 만에 세잘은 그의 편지를 받아볼 수 있었고

어엿한 청년으로서 자신의 길을 택한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뿌듯해 하지만

화니는 자신의 안부만을 물은 그에게 서운하여 더욱 의기소침해 진다. 

사람 좋고 인정 많은 빠니스는 세잘과 같은 연배지만 젊고 아리따운 화니를

사랑하게 되었으며 화니의 어머니 또한 빠니스에게 화니를 시집보내고 싶어 한다. 

랑하는 사람의 부재만이 화니가 괴로워했던 전부는 아니었다. 

마리우스의 아기를 가진 것이다. 아기를 위하여 그녀는 빠니스와의 결혼을 결심한다. 

마리우스의 아기를 가진 화니를 이해하고 그녀를 지켜 주리라, 다짐하는 빠니스를, 

자기의 핏줄을 빼앗길 수 없다며 세잘이 방해한다. 

결국은 세잘에게 수양아버지의 자격을 주며 설득한다. 그리고 결혼 준비를 서두른다. 

아들에게 끔찍한 사랑을 쏟으며 정답게 사는 빠니스와 화니의 가정에

한 차례의 회오리바람이 분다. 마리우스가 고향을 찾은 것이다. 

그는 화니에게서 사랑을 확인하고, 자신의 아들과 함께 도망가자고 설득한다. 

그러나 아기의 앞날을 위해, 그동안 보살펴 준 빠니스에 대한 정으로 마리우스를

거절하고, 아버지와 빠니스 의 설득으로 마리우스는 삶의 터전인 바다로 떠난다.

 

극단 실험극장 공연

 

 

연극에 있어서 제일 좋지 않은 건, 관객을 권태롭게 하는 것이다. 사실 인간의 정밀한 묘사보다 더 관객을 권태롭게 하는 것은 없다. 무대에서는 단조로운 인간 일상생활을 희화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빠뇰은 누구보다도 여기에 대한 멋진 재능을 지니고 있다.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객석에까지 잘 보여주는 것이 연극에 필요한 특수한 광학의 원리인 것이다. 파뇰은 이 점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빠뇰의 고향인 마르세이유의 평범한 사람들의 우정, 현재의 사랑을 항구도시의 풍물을 배경으로 프랑스 독특한 사투리를 마음껏 구사하여 멋지게 표현하므로, 대중이 지니고 있는 평범하고도 깊은 인간의 진실성을 있는 그대로, 또한 서정미에 넘치게 그려내므로서, 언제까지나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빠뇰의 작품이 특히 관객의 공감과 찬사를 받는 것은 그런 작가의  재능 때문인 것이다.

 

 

 

 

이 作品에는 마르세이유의 옛 항구에서 일하는 선원들, 생선장수, 뱃사람과 같은, 말하자면 연인들의 친척이나 친구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이 두 남녀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또한 힘이 되어주는 모습이 이 연극의 큰 줄기로 전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마리우스는 바다가 너무 그립기 때문에 결국 배를 타고 멀리 떠나고 만다. 한편 사랑하는 청년이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며 임신한 몸으로 외롭게 지내는 것이 3부작의 첫편인 <마리우스>의 골자를 이루고 있다. 
한편 이 애비없는 자식을 낳게 되는 불명예에서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아가씨와 결혼하는 중년신사와 오랜 항해로부터 돌아온 청년과의 대결을 통해서 젊은 화니의 고뇌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것이 이 작품의 2부작인 화니(Fanny)이다. 
그리고 그 후에 일어난 여러 가지 사건을 그려낸 것이 이 작품의 3부작를 이루는 세자르 (Cézar)이다. 
이 작품을 대할 때 우리가 그 매력에 사로잡히게 되는 첫째 원인은 명랑하고 농담을 너무나도 즐기는 마르세이유 사람들의 쾌활하고 솔직한 기질을 선명하게 그려낸 점이다. 게다가 등장인물이 주고받는 익살맞은 대화의 재미이다. 또 이 작품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성격으로, 그들은 누구나가 선의에 넘쳐있어 그것이 관객 모두를 황홀하게 만들 정도로 풍부한 인정미를 보여줄 뿐 아니라 그 저변에 흐르고 있는 유머를 통해서 사람들을 웃기고 즐겨주며 동시에 관객의 마음을 기쁘게 해준다. 

영화 <쉘부르 우산>은 이 빠뇰의 3부작을 원작으로 한 것이다.

 

 

 

번역 민희식의 글

마리우스〉〈화니〉〈세잘은 화니의 3部作으로 마르세이유 민중 생활의 서정시이다. 마르세이유는 1년 내내 태양이 밝은 명랑한 도시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한가하고 人生을 사는 맛에 도취되어 있다. 그들의 말투는 싸움이라도 하는 것처럼 거칠지만 그 속에 따뜻한 인정이 깃들어 있다. 입으론 난폭한 말을 퍼부면서도 마음속에는 人情이 샘처럼 솟아오른다. 마르세이유 사람이 게으르고 허풍선이라는 결점을 지내고 있지만, 인생의 중대한 일이 있을 때에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희생적 정신을 발휘한다. 이러한 人間의 특성을 화니만큼 인상적으로 섬세하게 묘사한 사람은 없다. 마르세이유의 항구거리를 거닐면 지금도 화니, 세잘, 마리우스가 생선 시장 술집, 거리에 넘쳐있다. 그러나 그들은 모순된 이중의 人格을 지키고 있다. 그들의 영혼에는 그날그날의 생활에 도취하는 잘 길들여진 집토끼와 숲이나 들을 쉴새없이 뛰어다니는 산토끼의 야수성이 공존해 있다. 따라서 未知의 나라로 出発하는 불가항력인 여행에의 유혹에 사로잡히면 그들의 행복은 깨진다. 마르세이유 항구에는 밤이나 낮이나 수많은 마스트가 유혹의 그물을 치고 있다. 이 그물에 걸리기만 하면 人生은 바다에 들고 生命은 여행 속에서 유지된다. 그저 어디고 가고 싶은 것이다. 그곳은 그의 마음속의 이상향이다. 마리우스는 이 여행에의 유혹, 이 광적인 도시에의 욕망을 상상한 人物이다. 모든 男性에 있어서 꿈의 여인, 이상의 여인, 영원의 女性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화니이다. 화니가 우리에게 있어서 영원히 사랑할 만한 여인이라는 것은 이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작가 파뇰이 마르세이유에서 중학교 先生 노릇을 할 때 그는 극도로 가난했었다. 그러나 그는 연극으로 파리를 정복하려는 꿈에 불타있었다. 친구들이 어떻게 피리를 정복하느냐고 뭍자 꽉 안아주면 되지 하고 허공을 꽉 안는 것이었다. 그는 처음 쓴 희곡 카츄르를 들고 파리로 뛰어갔다. 그러나 심사에서 떨어지고 고배를 맛보았다. 그는 그 때문에 더욱 분발했다. 공도르세 중학교에서 선생 노릇을 하면서 거의 빔을 새우다시피 하여 극작품을 썼다. 그의 명성은 토파즈〉〈마리우스〉〈화니로서 확고해지지만 그중화니가 가장 성공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