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느 가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한 가족의 집.
아침 준비로 분주한 엄마와 출근 준비로 정신없는 딸.
전날 과음으로 늦게까지 자고 있는 아빠.
모든 준비를 마친 엄마와 딸은 늘 그랬듯
클래식을 들으며 커피를 마신다.
그때, 딸의 눈에 들어온 아빠의 거칠어진 발.
딸은 아빠를 위해 정성스레 발을 씻겨주고 로션을 발라준다.
이때, 이 평화를 깨듯 울리는 초인종 소리가 들리면서,
난처한 표정의 경비 아저씨와 그 뒤에 누군가 함께 들어오는데...
안희철 극작가가 쓴 연극 ‘아비, 규환’이다.
그는 사회적 문제, 권력의 폐해, 계층 간의 갈등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 가정의 아파트 내부를 중심으로, 우리사회의 폭력과 억압을 강력한 존재를,
아빠와 지휘봉을 통해 벌여지는 현실의 문제를 상징성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무대 위 조명은 어느 아파트 516호의 내면을 속속들이 비춘다.
516호는 폭력과 억압을 일삼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몹쓸(?) 권력이 횡행하는
우리 사회를 비춘다.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참상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지만
집에는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족이다.
무대 위 가장 높은 곳의 소파는 아버지 규환의 공간이다.
이야기는 소파에서 내려온 아버지의 발을 가족들이 씻겨주면서 극에 달한다.
제목에 ',' 가 붙어 '아비규환'이 '아비, 규환'으로 바뀐 건 아버지 이름이 규환이기에.
아비규환의 원인이 아비, 규환에 있다는 상징적인 비유이다.
이 연극은 “고도의 상징성, 암시와 비유로 한 차원 높은 예술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으며 2017년 제34회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2017년 열린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출전해 단체상 부문 금상을 받았다.
작가 안희철
대구 출생
-극단 초이스시어터 대표 -공연예술보호구역 아트벙커 대표 -대구연극협회 이사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 이사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수료.- 대경대 영연과 겸임교수.
-1998년 ‘오늘의 문학’ 희곡 신인상
-2001년 ‘부산일보’, ‘전남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금상 ‘아비, 규환’(극단 고도)
-2007년 희곡집 ‘천국보다 낯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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