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구둣방집 아들로 태어나 부모의 불화속에서 공부도 못하고
외롭게 자라나는 한스는 그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고 오직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간다. 그러다 어느날 용기를 내라는 달님의 얘기를 듣고
부푼 가슴을 억제하지 못해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지만 친구들은 그러한 한스를 거짓말장이라고 놀려댄다.
실의에 빠진 한스는 달님에게 다시 외친다. 달님! 나에게 뭐라고
한마디 위로의 말을 해주세요. 달님...
유랑극단에서는 어릿광대인 아버지와 함께 일하고 있는 어린 소녀
안나는 극단 단장으부터 늙고 병들은 아버지를 쓸모없다고 내쫓으려
하자 안나는 불쌍한 아버지를 구해달라고 애원하지만 단장은 냉정하게
거절한다. 한편 한스는 자기의 꿈을 살리기 위해 유랑극단에 숨어들어
극단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콜롬비나에게 자신의 꿈을 얘기하고
파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후 헤어진다.
그 후 한스는 시장의 딸인 카렌의 도움으로 좋은 기회를 얻게 된다.
한스는 카렌과 함께 많은 예술가들을 만나러 카렌의 집으로 가는 도중
한스를 혼내주려는 친구들을 만나 방해를 받게 되나 카렌은 한스의
손을 끌고 도망한다. 도망가는 한스를 보고 아이들은 소리 친다.
잡아라. 잡아라. 거짓말장이 한스를, 카렌까지 꼬셔놓고 말 못하는
달님과 얘기했다고... 잡아라 잡아라 거짓말장이 한스를......
친구들의 놀림을 피해서 카렌의 집에 도착한 한스는, 카렌의 옷을
빌려입고 여자로 변장하여 극작가 하우푸트만, 화가 켐프, 작곡가 비센슈타인,
시인 코넬와이즈 등 많은 예술가들 앞에 나서게 되나 카렌의
동생 레다와 뿌레에게 발각되어 곤경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하우푸트만의 배려로 한스는 즉흥시를 읊게 된다.
한스의 즉흥시를 들은 모든 사람들은 한스의 재능을 인정하여 그의 야망을
키워주려 하는데, 하인이 급히 들어오며 외친다.
"전쟁입니다. 나리... 우리 조국 덴마크가 러시아와 전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포소리, 말발굽소리, 폭풍처럼 지나가는데 모두 우뚝 선채로 괴로워한다.
아! 아름다운 내 조국이여!
갑작스런 전쟁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도시가 크게 술렁거린다.
모든 남자들은 전쟁터에 지원병으로 나선다. 한스의 아버지도 함께...
달이 밝게 비추고 있는 거리, 모두들 전쟁터에 나간 후 적막하고
공포감마저 느껴지는 거리... 한스는 굴뚝위에 앉아 달을 쳐다보며
생각한다. 인어공주 얘기? 빨간 구두의 소녀... 마귀 할머니...
벌거벗은 임금님... 어느덧 한스는 잠이 든다.
예쁜 인어와 빨간 구두 소녀의 꿈을 꾸면서...
그림 없는 그림책은 안데르센의 연작 단편집이다.(1846년 초판 발행) 가난한 화가가 시골에서부터 큰 도회지의 비좁은 골목길의 어느 방을 얻어 이사해왔다. 창 밖으로는 푸른 수풀과 언덕, 그리로 잔잔한 호수 대신 회색의 굴뚝 밖에 보이질 않고 누구 한 사람 말을 걸어오는 이도 없어 몹시 외로웠다. 그러한 때 문득 낯익은 얼굴을 들이밀어 위로해준 것은 달이었다. 이 달은 매일 밤과 같이 좁디좁은 방안을 찾아와서는 여러 곳에서 구경하고 온 것을 재미있게 들려 주곤 하였다. 그 이야기 가운데서 재미있는 것만 골라 써놓은 것이 이 책이다. 그러한 전제로서 제1야(夜)로부터 제33야까지 짤막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달이 보고 온 이야기인 만큼 그 범위는 전 세계에 걸쳐 있으며, 머나먼 인도와 중국·그린란드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스웨덴·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여러 나라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빙산이나 오로라도 그 속에 끼어 있고 아프리카의 사막이 나오는가 하면 폼페이의 폐허나 아드리아 해도 무대가 되어 있다. 슬픈 이야기도 더러 있지만 대개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전편을 통해 흐르는 어린이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애정이 이 환상 속에 가장 아름답게 결정되어 있다. 저자는 여행을 좋아하여 여러곳을 돌아다닌 시인인 만큼 첫째, 인도, 중국, 그린란드, 스웨덴 등지에서 취재한 것이 많고 다음은 동화문학의 제1인자인 만큼 어린아이들에게서 취재한 것이 가장 많이 눈에 뛴다. 셋째로는 예술가의 운명에 대한 것이 10편 있다. 모두 지나친 감상에 치우친 느낌이 있지만 함축이 깊고 다채로운 가운데 휴머니즘적 작품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그림 없는 그림책의 내용을 근간으로 작가인 한스 크리스챤 안델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차범석 극작가가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각색의 글 - 차범석
안델센의 이름은 전세계 어린이의 공통어가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그의 주옥 같은 명작이 우리나라에서도 공연되었고 또 출판이 되어 많은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극으로 꾸민 「그림없는 그림책」은 그의 여러 작품 가운데서 안델센의 어린시절을 소재로 했을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깊은 해석이 담겨 있어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아동극 하면 그저 노래와 춤이 섞인 극 정도로 밖에 인식이 안되어 있는 처지에서 이 작품은 어른들도 어린이와 함께 볼 수 있는 깊이와 넓이를 지닌 작품이라는데서 의욕을 느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게 된다는 것도 뜻이 있겠으나, 종전에 자주 공연되었던 여러 작품들과는 그 정신과 표현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나는 자신과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아동극은 본질적으로 어린이를 위주로 한 연극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오늘날 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심취될 수 있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이 우리 손에 의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비단 나뿐만의 욕심은 아닐 것이다. 그런 뜻에서 나는 이 「그람없는 그림책」이 가장 적절한 작품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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