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해광 '샐러리맨 투가리'

clint 2025. 1. 19. 09:01

 

 

 

아침 자명종에 잠을 깨는 샐러리맨 투가리.
만원 전철에 부대끼며 회사로 간다.
투가리를 비롯, 과장, 미스터리, 미스리, 미스뚱 5명이 근무한다.
과장의 잔소리와 잔심부름을 묵묵히 수행하며 일하는 투가리
부하 직원에게 독재자 같은 과장도 전화오는 마누라한텐 꼼짝못한다.
그런 샐러리맨들의 오전, 점심, 오후가 지나간다.
오후에 인사 승진발표가 있다. 대리 예정자에 투가리, 미스터리가 있다.
속으로 기대하는 투가리... 그러나 미스터리가 대리로 진급하고...
오늘 진급기념 회식을 미스터리가 쏜단다.
투가리는 애인을 만나고 합류하기로 하고 벤치에서 애인을 만난다.
진급에서 떨어진 데다 애인한테도 이별선고를 받는다.
회식 장소로 온 투가리는 술을 진탕 마신다.
그리고 술김에 내일 부로 사표를 내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아침 자명종에 잠을 깨는 투가리.
정신없이 출근준비하며 집을 나서며
막이 내린다.

 


주인공 투가리를 비롯, 과장, 미스터리, 미스리, 미스뚱 5명은 직장동료들이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투가리>는 어느 날 아침 부산한 출근길부터 시작하여 다음날 아침 자명종 소리에 깨면서 또다시 출근준비하며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출근길을 나서게 되는 투가리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동료와 상사와 겪게되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때론 샐러리맨들이 애환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는 연극이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반복해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코믹하게 터치, 밝고, 환한 웃음을 줄 수 있도록 혼합 세미 뮤지컬로 꾸며 신선함과 가벼운 웃음을 통해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겁게 볼 수 있게 꾸민 작품이다. 1993 공연된 작품이지만 샐러리맨의 비애는 공감이 간다.

 



작가의 글 / 이해광 
먼저 나의 만화가 연극무대에 오른다는데 대해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며 또한 무척 영광스럽기까지 하다. 일제시대 때 본격적으로 이 땅에 만화가 들어오면서 다른 여느 장르의 문화보다도 더 많은 볼거리와 더 많은 독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 만화는 저급문화니, 질이 좋지 않다는...등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몇몇 기둥역할을 하신 훌륭하신 선배 만화가님들의 노력으로 이제 대학에서도 만화학과가 생겼을만큼 문화의 한 장르로서 조금씩 조금씩 대접을 받는 것 같다. 이 시점에서 볼때 이 작품은 그러한 우리 만화문화 발전에 가속도를 붙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이번 과도기에 태어난 만화주인공 투가리는 부르조아도 아니고 운동권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나의 모습이고 내 애인의 모습, 남편과 아들의 모습. 이런 우리들은 저마다 머슴살이를 하고 있다. 그 옛날 대지주의 농가에서의 머슴살이가 아니고 각자 소속된 크고 작은 회사의 머슴살이, 머리에 질끈 동여맨 수건 대신 목에 넥타이를 바싹 졸라맨 머슴이다. 우리 아들이 다니는 회사는 이런 좋은 회사이고 월급도 많이 준다는 말은 하지만 데이트비 3만원을 동료직원에게 꿔야 될 때가 있는 줄은 모를 것이다.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줄만 알지 상사가 부하직원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알면서도 모를 것이다. 이런 우리 머슴들의 애환을 거울로 비춰보듯 만화속에서 더욱 투명하게 닦아진 거울-연극무대로 옮겨서 더욱 생생하게 자신들을 발견하고 느끼자. 머슴 만세! 투가리 만세! 

 

 


<샐러리맨 투가리> 는 1991년 신인만화공모 당선 후 '91년부터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4컷 만화이다. 샐러리맨의 애환을 재밌게 표현한 이 만화는 작가가 <샐러리맨 투가리>란 책으로 출간했고 연극으로도 '93년 공연되었다. 극단 거론. 황병도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