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서울역 부근의 무허가 판자촌이 배경이다.
무대의 중심은 주위의 판자촌과 대비되는 고풍스런 기와집인데
이 집도 반쯤 파괴된 상태이다. 40살이 넘은 윤시중과 젊은 후취인 김영애가
이 집의 주인이고 여기에 퇴직 군수 송선생, 낙선 민의원 이선생,
실명 상이군인 박형래, 철도국 기관사 한창선 등이 하숙을 들어 있다.
김영애는 아버지의 강권으로 명문의 후손으로 시집왔으나
남편인 윤시중이 성불구자여서 항상 불만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그 불만은 하숙하는 젊은 한창선에 애정으로 기울게 된다.
한편 김영애의 이복동생인 김영자는 6.25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두 아들을 데리고 보육원에서 보모 노릇을 하며 살아가다
휴전이 되던 해, 언니의 집을 10년 만에 찾아온다.
김영자는 처음 만난 한창선을 사랑하게 되고....
그 즈음 윤시중은 귀중한 가보를 사기 당하고, 김영애는 그 일로 입원한다.
얼마 후 김영애는 퇴원하였으나 김영자는 한창선을 잊고 다시 시골로 가고,
하숙인 박형래는 김영자를 자기 아내로 오인한 사실에 절망하여 자살한다.
빚에 쪼들린 윤시중은 술집 춘향관 주인이 김영자를 찾는다는
현상수배 광고를 보고 매춘부로 착각하고, 있는 곳을 알려주어
돈을 타먹으려 하였으나 망신만 당한다.
한창선도 김영애와의 관계가 민망해서 하숙을 나간다.
텅빈 집에서 김영애는 기관차 소리를 들으며 고독을 달랜다.
1958년 현대문학상을 받은 작품으로 6.25전쟁이 휩쓸고 간 우리 사회를 반영시켜
도덕의 타락, 기존 가치관의 붕괴, 인간 존엄성을 상실 등을
고발한 1950년대 수작으로 꼽힌다. 1956년 '신협' 공연. 김규대 연출.
이 작품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의 유사성에서
그 흥미를 찾을 수도 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형적인 유사성일 뿐 작품 내용이나
주제에 있어서 완전히 한국적인 작품임에 틀림없다.
(任熙宰. 1919. 12. 22 ∼ 1971. 3. 30)
극작가. 충남 금산 출생. 1938년 이리농림학교 졸업, 이듬해 니혼대학(日本大學) 법과를 중퇴. 1944년 인쇄회사, 미곡창고회사 등에 근무하다가 1945년 해주에서 극단을 조직, 연극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월남하여 중학교 교사, 신문 기자 등을 하는 한편, 소설과 희곡을 수업했다.
1955년 단막희곡<기류지(寄留地)>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같은 해<복날><무허가 하숙집><고래>등의 단막극을 발표했다. 1956년 희곡<꽃잎을 먹고사는 기관차>(극단 신협 공연)를 발표하고, 월간 [여성계]를 주간했으며, 시나리오ㆍ라디오ㆍTV 드라마 등을 다수 발표했다. 한국문학가협회 중앙위원ㆍ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간사, 극단 [산하(山河)]의 운영위원 등 역임. 현대문학사 신인문학상(1959), 한국영화이사회 시나리오 상(1960), 제1회 대종상 영화제 각본상(1962)
【 단막희곡】<기류지(寄留地)>(1955)<복날>(1955)<고래>(1955)<무허가 하숙집>(1955)
【장막희곡】<꽃잎을 먹고사는 기관차>(1956)<잉여인간>(1963)
【시나리오】<초설(初雪)>(1959)<종전차(終電車)>(1959)<산아금지(産兒禁止)>(1959)<모반(謀反)>(1959)<사랑손님과 어머니>(1961)<연산군>(1961)
【방송극본】<아씨>(1970∼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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