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시작 30분 전, 관객들이 입장한다.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 중에 새롭게 받은 신작 대본에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여배우와 함께 온 연출가가 있다.
학교에서 연출가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과제로 봐야 한다며
이 공연을 보러 툴툴거리며 온다.
곧 공연이 시작되기 전, 갑자기 공연장 로비 화장실에서
휴대폰 분실사건이 일어난다. 휴대폰은 없어졌지만 가져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휴대폰 분실 사건으로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지만
사건의 진실은 모른다.
극중극처럼 수많은 가면을 만들어 쓰던 마임이스트의 공연이 이어진다.
여러 가면을 쓰던 마임이스트는 가면을 쓴 얼굴이 자신의 얼굴인지
가면 안에 갇힌 얼굴이 자신의 얼굴인지 알 수 없다.
'나는 누굽니까?'라는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주제로 현실과 연극,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어 가며 연극의 다양한 층을 통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극장, 관객, 연출가, 배우, 작가 등의 이야기가 연극 속의 연극,
연극 밖의 연극, 관객 또한 극 속에 들어가는 형태 등의 흥미로운
작품구조를 통해 질문의 본질에 더 무게를 더하며 관객에게 다가간다.
자신을 숨긴 여배우의 이야기와 휴대폰 분실사건,
공연 안에 공연인 마임 "가면 제작자”이 세 가지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얽혀져 “나는 누구인가?"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 없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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