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셰익스피어 작 주백 번안 각색 ' 사랑앓이 소동'

clint 2024. 8. 1. 06:57

 

 

 

도심에서 비켜선 공원의 한 모퉁이. 거기에 자동차 정비소가 있고

이 곳에 정비공 4명이 일한다. 조장 격인 통구가 근로자 연극경연이

이 공원 무대에서 열리고 우리가 출전하기로 했단다.

이 근처에 사랑의 진흙탕 속에 푹 빠진 연인 미애와 성구가

부모의 반대에 못 이겨 숲으로 도망치고, 또다른 한쌍 혜란과 태수.

혜란를 짝사랑하는 태수가 성구를 좋아하는 혜란도 또 그 뒤를 쫓아

숲을 헤매게 되면서 복잡한 사랑의 실타래가 꼬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숲에는 숲의 정령들이 있었다. 오베론이 그의 아내 티테니어를

골려 주기 위해 사랑의 꽃즙를 파크를 통해 몰래 뿌리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숲을 헤매던 불쌍한 태수를 보게 된다. 혜란의 사랑을 그에게

돌려주려고 그 사랑의 꽃즙를 뿌린다는 것이 그만 잘못되어 사랑의 관계는

엉망으로 꼬여버린다. 그리고 사랑의 난장판 틈으로

직공들의 순수하고 어이없는 연극 놀이판이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가게 되는데...

 

 

 

세익스피어 희극 "한 여름 밤의 꿈"을 번안 각색한 이 작품은

복잡한 그리스 식 이름을 듣기 쉬운 우리 이름으로 바꾸었고 시대를 현재로

해서 쉽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숲의 정령들은 원작 그대로이다.

정비공들이 극중극으로 공연하는 작품 '노미오와 주리애'도 원작에 나타난

‘피라머스와 시스비의 번안이다. 원래 비극인  극중극은 공연이 우스꽝스럽게

진행되다 보니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희극에 가깝다.

 

 

 

 

번안 각색의 글 - 주백

초기의 세익스피어 희극에서는 로맨스 중세 설화적인 소재와 코메디 현실풍자적인 소재를 번갈아 시도한 바 있다. 이제 이 두 소재는 교체하여 유기적으로 결합한 로맨틱 코메디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위대한 희극 "한 여름 밤의 꿈"이 창작되었다.

재료는 종전의 그것들이면서 그 구조는 전혀 딴판이다. 세익스피어의 극이 하나의 줄거리로 전개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 극은 4개의 줄거리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또는 하나의 줄거리를 안에 3개의 스토리가 평행하여 교차 전개된다고 볼 수 있다. 아테네 공작 티시어스와 히플리터와의 결혼이 그 틀이 되고 아테네 교외의 숲에서 요정의 왕 내외 사이에 빚어지는 줄거리와 아테네의 두 쌍의 젊은 남녀의 사랑의 분규와 공작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소인극을 준비하는 줄거리가 교차 전개된다. 여기서 작가는 또 하나의 집념인 몽환과 현실이라는 개념 또는 가상과 실재를 대담하게 대조시켜 이 두 요소의 대립은 그의 후기의 비극들의 내적 본질을 이루는 이중영상, 상식적인 인생관, 자연과 일치시키는 능력들과 표리의 관계를 갖게 된다. "사랑앓이 소동"은 작품의 시대, 무대 현대화 과정 (번역 및 번안)에서 여러 사유로 원전의 뼈대만 살아 남고 수많은 원작자 특유의 언어들이 무자비 하게 난도질 당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런 무모함과 몰지각성을 세익스피어 희곡에 깊은 애정을 갖고 계신 여러분께 용서를 빈다. 그리고 지하에 계신 세익스피어 옹이여 용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