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성재 '배뱅이 굿'

clint 2024. 7. 26. 18:28

 

 

 

문벌 높은 집안의 귀한 무남독녀로 태어난 배뱅이는 
태어날 때 어머니의 꿈에서 비둘기 목을 비틀어 버렸다고 하여 
이름을 배뱅이라고 지었다. 귀엽고 곱게 잘 자랐으나, 
18세에 우연히 금강산 상좌승을 만나 눈이 맞아 사랑을 하게 되나 
다시 금강산에 들어간 상좌승은 기별이 없다.
결국 배뱅이 병을 얻어 죽게 된다. 
배뱅이 부모가 딸의 혼령을 위로하는 넋풀이를 하는데 
전국각지에서 엉터리 박수무당이 등장하여 골치를 썩하는데
이때 상황파악을 하고 나타난 햔량이 진짜 교묘한 수단을 써서 
거짓 넋풀이를 해주고 많은 재물을 얻어 가진다. 
마지막에 배뱅이 혼령이 나타나 이런 눈물짜는 굿은 치우고
멋이 있고 흥이 있고, 신바람 나는 굿판을 하면 좋겠다고 한다.

 



작가의 글 - 박성재
民俗은 그 나라의 歷史요 表象이며 겨레의 숨결이다. 民藝는 그 민족의 얼굴이요. 마음이며 나루 되어 흐르는 血脈이다. 劇團 〈民藝〉는 이러한 한얼의 숨결과 血脈을 오늘에 사는 後孫에 이어주는 架橋로서 탄생되었고 오늘도 歷史의 風化에 소멸된 民魂 復活시키기에 피어린 点綴을 하고 있다. 存在理由를 알 수 없는 모듬이 날이 갈수록 雨後竹簡처럼 돋아나 낯선 表現과 舞台로 公理主義的打算에서 乱舞하고 있으나, 劇團 〈民藝〉의 後孫만은 祖上의 忍苦를 宗教로 삼고 貞操를 지킬줄 아는 藝人의 姿勢에 마음 든든한바 크다. 역시 <배뱅이굿>이를 劇團에 의해 初演,「祖上의 位를 찾아주신 허규 先生任."이제 몇 뼘 남지않은 여생을 堂山에 마치리라"고 表한바 있거니와 졸작 <탈> <손이 큰 새 댁〉 〈장승祭〉 〈살풀이굿〉 〈속.春香傳〉 등 거의가 民俗 土台로 오늘에 再照明하여 쓴 일련의 作品들이다.
“나는 苦行하며 찾는 者만이 認定한다”는 파스칼(Pascal)의 말과 같이, 토큰 한푼 없어도 鍊習場에서 唱을 부를 땐 山河가 안겨 드는 神仙의 地境. 胃癌의 宣告을 받았다.
死形宣告다. 밥통이 절단났다. 그러나, 하늘의 뜻이 있어 그는 일어났다. 미음죽으로 목을 적셨어도 祖上을 찾고 부를 땐 瀑布를 앞지르는 쇳소리! 山川도 <얼씨구!> 物我一體이다. 이 奇蹟 아닌 事實을 醫學인들 헤아리랴? 靜中動의 표상,孫策兄과는 그가 총각때였으니까 가까 운 십년의 知己이다. 悲痛을 웃음으로 찌르는 諧謔的인 그의 演出의 妙를 감탄하면서 그동안 이 닿을듯, 닿을듯 하다간 流産되고 하였다. 이제 그 餘恨을 풀 수 있게 되었으니. <똥 눌때만 바쁘다>고 며칠 앞두고야 作家랍시고 코를 내민 넉살. 다만, 빈손으로 再會를 갖는〈民藝〉 食□ 여러분께 부끄럽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언젠간 기박한 나에게도 <배뱅이가 왔구나!> 하고 소리 칠 때가 있겠죠. 그때 보자요.

 

박성재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욱현 '백일천사'  (1) 2024.07.29
윤미현 '평상'  (1) 2024.07.27
노희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1) 2024.07.25
김호태 '소문난 장터'  (3) 2024.07.24
김성배 '그날들'  (4) 20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