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더로의 집은 공동주택이 되었다. 플루터 굳과 피터 플린, 베시 버지스와
여주인 노라와 카비 등은 이 집에 함께 살고 있으며 늘 다툰다. 노라의 남편
잭 크리더로는 군인으로서 집안의 일보다는 사회의 일에 더 관심이 많다.
노라는 늘 그것이 불만이며, 남편에게 오는 편지조차 감추어 버린다.
그러나 오늘밤도 독립 궐기대회가 있는 날이고,
그는 시민군 대장의 임무로서 집을 나선다.
모두들 집회에 나가고, 술집에는 로지 뿐이다. 그녀는 집회보다는 개인의 욕망을
중시하는 관능적인 여인이다. 곧이어 집회장에 갔다 온 플루더와 코베이, 피터 등이
나타난다. 이들은 연설가의 말에 의기가 충천해 있고,
당장이라도 나가 싸울 듯한 자세이다. 그러나 서로 이야기하다 싸움이 나고
뒤이어 온 고간 부인과 베시도 다투게 된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몇 개월 후, 전쟁이 계속 되고 노라는 남편을 찾아 전쟁터를 헤매다 온다.
집안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싸움은 여전하다.
이들은 가게가 폭발하자, 위험을 무릅쓰고 나가 식량과 일용품을 가져온다.
이때 잭이 부상당한 동료를 데리고 나타난다. 노라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다시 싸움을 위해 나간다. 노라는 극도의 절망감에 빠진다.
노라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고 아기까지 죽게 되자 정신이상을 일으킨다.
베시는 그녀를 극진히 간호한다. 설상가상으로 크리더로의 전사 소식까지 들려온다.
제정신이 아닌 노라는 헛것을 보고 창 밖을 내다본다.
이를 말리던 베시는 밖으로부터 날아온 총탄에 죽는다.
그래도 전쟁은 계속된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1916년 부활절에 일어난 봉기를 배경으로 한 〈쟁기와 별 The Plough and the Stars〉(1926)은 초연되었을 때 이 작품이 아일랜드 영웅들을 모욕했다고 생각한 애국자들이 애비극장에서 폭동을 일으켰다고 한다.
처음에는 종교적 열정이 숀 오케이시를 감쌌으나, 고국인 아일랜드가 영국에 종속되어 있는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자각함으로써 점차 민족주의자가 되어갔고, 민족 주체성의 회복을 위해 문화운동단체인 갤릭연맹에 가입, 문화운동을 통한 조국의 독립을 열망했다. 1915년에 발표된 『쟁기와 별』은 영국 통치 속에 있는 더블린 시민들의 부활적 봉기를 그렸다. 그러나 그 묘사에 있어 숀 오케이시는 단일하고 무모한 목적성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봉기의 진행 중에 더 큰 문제가 아일랜드 인들의 빈곤과 무지, 저항군 지도자들의 무능과 단결의 부족에 있음을 드러내는, 즉 철저한 자기 반성적 기록으로 혁명을 보게끔 했다. 발표된 후 엄청난 비난에도 불구하고 숀 오케이시는 일시적인 낭만적 감정이 아닌 인간에 대한 보다 근본적 관찰에 더 천착했다.
<쟁기와 별>에는 잘 짜인 사건도, 뚜렷한 주인공도 없다.
애국이라는 명분을 좇는 허풍쟁이 남자들과 악착스럽고 현실적인 여자들이
벌이는 전쟁속의 일상적 모습들이 있을 뿐이어서 산만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극에는 천재만이 꿰뚫어볼 수 있었던 인간사의 충격적인 리얼리티가 있다.
느슨한 듯한 구성, 비장함과 코믹함, 낙천주의와 허무주의, 긴장과 이완이 뒤섞인
이 작품의 묘한 정서는 실은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있는 것이다.
이 극이 낡은 정치극으로 빛바래지 않고 아직도 생생함을 잃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이다.
숀 오케이시 (Sean O'Casey, 1880-1964)
1880년 3월 30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정규교육을 3년밖에 받지 못했고, 14살 때에 누이에게 글을 읽는 법을 배웠다. 이후 비범한 암기력을 보여주고 문학과 연극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으로 관심이 쏠렸는데 1906~1914년경까지 여러 사회단체에 참여했고 민족주의와 사회주의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40세의 나이에 극작가가 되었고 Abbey극장에서는 그의 암살자의 그림자(The Shadow of a Gunman)을 1922년에 받아주었고 1923년에 공연되었다. 그의 초기 세편<암살자의 그림자(The Shadow of Gunman), 주노와 공작(Juno and the Paycock), 쟁기와 별(The Plough and the Stars)>은 격동의 시대인 아일랜드 독립운동 전야의 더블린 빈민층을 소재로 하고 있고 숀오케이시의 대표작으로 간주되며 그의 전체 극 가운데서도 성공작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후 The Silver Tassie를 에비 씨어터에 보냈으나 이극의 실험성과 비아일랜드적인 주제로 거부당했고 영국으로 가 정착하며 8편의 주요 극을 남겼는데 4편의 'prophetic plays'(예언,전도)와 4편의 ‘satirical fantasies’(풍자)로 나눌수 있다. 'prophetic plays'는 미국의 대공황에서 이차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배경을 다루며, 문 안에서(Within the Gates(1933)), The Star Turns Red(1940), Red Roses for Me(1942), Oak Leaves and Lavender(1946)등의 작품이 여기에 속하고, ‘satirical fantasies’는 소극, 뮤지컬, 코메디, 서커스, 연주회 등의 요소를 갖고 있으며 모두 아일랜드의 시골을 배경으로 한다. (홍진 PupleDust(1945)), Cock-a-Doodle-Dandy(1949), 주교 환영의 화톳불(The Bishop's Bonfire(1955)), The Drums of Father Ned(1958)등이 여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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