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는 이반을 꾀여 재산을 나눠갖는 이반의 형들.
이를 바라보던 악마는 이반의 형제들을 몰락시키려 하는데..
이반은 악마의 방해를 받지만 이반의 순박함과 일에 대한 열정,
그리고 무욕으로 인해 악마를 잡아버리게 된다.
하지만 기지를 발휘한 악마는 이반에게 세 가지 선물을 주고 풀려나게 된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잔치를 하면서 즐거워하는 이반에게 형들은
악마가 준 선물을 요구하고 이반은 모두 다 나눠준다.
한편에 왕궁에 공주가 몹쓸 병에 걸려 공부의 병을 고치는 사람에게 왕국의 사위로 삼고
왕의 후임으로 정한다는 골고가 붙고, 이반은 악마한테 배운 약초를 가지고 공주를 구한다.
그후 이반과 공주의 눈이 마주치고 사랑의 멜로디가 흐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왕이 된 후에도 직잡 공주와 밭일을 하는 이반... 그런 이반을 배아파하는 악마는 머리로 일한다며
사람들을 꿰다가 호응이 없자 기둥에 머리를 찧고 죽게 된다.
이반의 형들도 다시 돌아오고 헤피엔딩으로 끝난다.
바보 이반은 진짜 지능이 부족한 바보라기 보다 너무나 순수하고 우직해서 자본주의를 따르는 지금 시대에는 바보라고 느껴질 정도의 선인인 것 같다. 형들이 몇번이나 망하고 찾아와서 막무가내로 재산과 군사, 금화를 달라며 우기는데 이반은 싫은 내색 하나도 없이 부탁을 들어준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나중에 죽어서 천국에 갈지 몰라도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아주 힘들다.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자기 잇속을 챙길 줄 모르고 농사나 지으며 사는 이런 인물들은 몇번이고 이용당할 것이다. 물론 자신은 이용 당하는지도 모르고 관심이 없기 때문에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살수도 있을테지만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동화나 우화, 이야기에서는 항상 이런 바보같고 무던한 인물들이 제일 큰 복을 가진다. 이야기 속이 아니라면 그럴리가 없을텐데 말이다. 그렇다고 이반이 우연히 악마를 물리치고 그냥 존재만으로도 공주의 병을 고쳐 왕이 되는 등의 개연성없는 행운과 성공을 했을지는 의문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반이 얄미울 정도로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던 행운을 얻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어째서 이반이 두 형들이 그토록 원하던 성공을 모두 그러쥘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무색할 정도로 이반은 성공을 원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가 딱 하나 잘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본분인 농부, 농사 짓는 일을 까먹지 않고 쓸데없이 큰 욕심을 내지도 않았으며, 묵묵히 자기 할일을 열심히 해나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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