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빌렌틴 크라스노고로프 '미치도록 사랑하니까'

clint 2015. 11. 10. 10:22

 

 

줄거리
어느 날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가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온다. 의사는 그의 증상과 발병원인을 분석하려고 하지만, 환자의 모순적인 반응 때문에 실패하고 만다. 기억상실증 때문에 정상적인 검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의사는 환자의 아내를 호출하지만, 그 아내는 오히려 의사가 기억상실증에 빠져 있다고 몰아세운다. 환자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여성이 찾아와서 지난 2년간의 진단서를 요청하자 의사는 거의 미칠 지경에 이른다.
한편, 환자의 아내 중 한 사람인 마리나에게 한눈에 반한 의사는 그녀가 동생 미하일 때문 에 은행 정보를 조작하여 공금을 횡령했다는 사실과 진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을 속인 것이라는 고백을 듣게 된다. 마리나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소리친 의사는 갚아야 할 금액이 너무 크다는 사실에 놀라고 그 와중에 카지노에서 큰돈을 땄다는 미하일의 전화가 걸려온다. 하지만 미하일은 그 돈으로 다시 도박을 하게 되고, 결국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돌아온다.
가족과 의사의 실망과 함께 극이 종결된다.
부조리하면서도 논리적 맥락을 잃지 않고 웃음 속에서도 진지함을 놓치지 않는<미치도록 사랑하니까>는 현대 러시아인들의 기질과 성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체성의 문제, 정신분열적 딜레마의 문제, 정서적 극단성의 문제 등은<미치도록 사랑하니까>를 떠받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작가소개
발렌틴 크라스노고로프는 1934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버지처럼 공학박사가 되어 많은 화학 관련 논문을 집필하기도 했으며, 보유하고 있는 기술특허도 적지 않다. 그는 1974년부터 본격적 인 극작 활동을 시작하여 데뷔작<진짜 사나이>를 발표한다. 이후<개>,<누군가는 떠나야 한다.>등의 작품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크라스노고로프는 30편이 넘는 희곡을 창작했고, 현재 러시아와 해외를 포함해 200여 극장이 그의 작품을 상연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신부의 방>,<기사도 정신>,<배신의 즐거움>,<누구나 별 하나는 가지고 있다>,<오늘 아니면 영원히 불가능>,<섹스 합시다!>,<수요일마다의 만남>등이 있으며, 톱스토노고프, 레프 도진, 로만 빅튜의 블라디미르 안드레예프 등 걸출한 러시아 연출가들이 그의 작품을 공연하기도 했다. 크라스노고로프는 극작 외에도 산문작가로서 여러 권의 소설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특히 드라마 장르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연극이론서 '네 개의 벽과 하나의 열정'은 연극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날카로운 풍자와 섬세한 유머감각, 그로테스크가 부조리, 서정성, 인간 본성에 대한 심오한 통찰 등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현대 러시아인들의 정신세계와 사회적 병리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미치도록 사랑하니까>는 정체성 상실과 광기라는 무거운 주제를 기막힌 설정과 요절복통의 웃음으로 쉽게 풀어내고 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미하일의 도박 증은 푸시킨의<스페이드 여왕>, 고골의<도박자들>, 도스토옙스키의<도박자>에서 이어지는 러시아 민족성과도 연관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