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동화 '산천초목'

clint 2023. 7. 24. 14:42

 

한일 합방 직전, 양반의 자제이나 한양에서 시골로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마을 일에 앞장서는 서우철은 우연히 이귀례의 목숨을 

구하고 그로 인해 둘은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하지만 귀례의 오빠인 이상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죽게 만든 전대의 원님이 

서우철의 조부임을 알았고 복수를 꿈꾸며 둘의 사랑을 극렬하게 반대한다.
서우철은 양반들의 횡포와 이기적인 태도 때문에 양반의 신분을 포기했으나 

이상수는 한일 합방이 되자 일본인의 앞잡이가 되어서라도 신분상승을 이루려 한다.
독립군이 된 서우철이 오랜만에 돌아온 마을에서 이귀례를 만난 자리에서 

헌병대를 이끌고 온 이상수의 총에 맞으려는 순간, 

이귀례가 대신 총을 맞고 죽는다.

 



작가 박동화의 글
한 나라 한민족의 文化 척도는 연극의 도장인 극장이 많고 적은 데서도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이 事實이고 보면 우리는 얼마만큼 문화 민족으로 자부할 수 있을가 의문입니다. 우리나라 어느 연극인이 외국을 여행했을때 당신의 나라 한국엔 극장이 얼마니 있는가를 질문을 받고 얼굴이 화끈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읍니다. 가령 전라북도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당신의 고장에는 얼마나 많은 극장이 있느냐?”고 질문을 받았을 경우 무엇이라고 대답을 하시겠읍니까? 우리들은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 고장엔 연극을 사랑하는 젊은 연극인들이 있어 어느 써클은 금년 40회의 기념 공연을 갖게 되었으니 얼마나 많은 극장들이 있겠느냐고 반문을 해서 우리들의 어려운 처지를 면할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인구 三百萬을 포용하고 있는 우리 전라북도엔 不 幸하게도 연극을 할 수 있는 극장이 한 곳도 없습니 다.” 하고 정직하게 대답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연극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어느 젊은 지식인의 말을 들은 적이 있읍니다. 또 어느 학교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요즈음의 학생들은 치고받고 하는 영화는 좋아하지만 연극은 그렇지 못해서 권장할 수가 없다.” 고 했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극을 하기는 정말 어려웠던 것 입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연극을 해왔읍니다. 우리 고장도 문화의 고장이라고 자부하고 자랑하기 위해서 연극을 해왔읍니다. 도민 여러분 특히 전주 시민 여러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주십시요. 40회의 기념 공연의 성공을 축원하여 주십시요.

 

작가 박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