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재엽 '한남의 광시곡K-Men's Rhapsody'

clint 2023. 7. 13. 15:34

 

한국남자들의 광시곡을 구성하는 남성성은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따라 식민지 남성성', '반공전사 남성성', '산업역군 남성성', '혁명가/지식인 남성성’ ‘가부장제가 사라진 시대의 가부장 남성성', '마이너리티 피해자 남성성'으로 이어져 왔다. 이처럼 한국 남자들의 헤게모니 남성성이 흔들리고 왜곡된 정체성이 심각한 위기를 겪을 때마다. 한국 남성들은 가부장적인 습성에 따라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증폭시켜왔다. 그때마다 한국 남성들이 만들어낸 한국 여성들에 대한 차별의 언어들 '신여성', '모던걸’ '기생' '여학생' '여류작가' '문학소녀'. '아프레걸', '미망인' '유한마담', '자유부인' '양공주' '공순이' '여대생', '여군', '페미' 등이 내포하고 있는 혐오와 수치심의 근원을 파해친다. 이는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비롯한 인터넷과 SNS상의 혐오와 빨래 쉬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위한 것이다.

 

 

<케이-맨즈 랩소디 K-Men's Rhapsody>는 일제강점기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 한국 남자의 불구화 된 정체성을 역사적 장면을 통해 깊이 있게 성찰한다. 관객은 이 작품을 통해서 한국 남자들이 모태신앙처럼 믿어온 "남성성"이라는 진리가 한국의 현대사가 만들어낸 불구화 된 초상이며 세대를 초월하며 전승된 불구화 된 역사의 퇴적물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된 "한국남자"의 과거와 현재를 종횡무진 유쾌하게 파헤쳐 보는 반성문이다. 동시에 기존의 남성중심적 역사관에서 소외된 한국 여성의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작가의 글 김재엽

한국 남자들은 지금 분명히 21세기를 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현되는 여성들의 정당한 분노와 창조적인 저항을 마주 보고 있다. 그것은 지난 수 세기 동안 남성 인류가 여성 인류를 동등한 주제이자 인간이자 동료로서가 아니라 성별화 되고, 성적 대상화되고, 이데올로기학교고, 비하의 대상으로 삼은 결과일 것이다. 남성 인류가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고 당당한 주체로서, 타인과 연대하고, 약한 자를 돌보면서-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 연극은 한국 남성이 그러한 변화를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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