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고수가 등장해 오늘 연극에 출연할 배우가 영화촬영이 늦어져
부득이 조금 늦게 시작한다고 하고, 기다리는 사이 객석에서 누구인가를 불러내서
장기자랑을 하거나 재밌는 얘기를 요청하고
한 사내가 불려 나와 그의 얘기를 듣기로 한다. 그는 엑스트라 배우다.
오늘 늦어지는 배우도 같은 영화배우라 하니 자신의 영화 인생을 얘기하는데…
여자 고수가 그의 상대역으로 같이 이끌어 간다.
사내는 청년시절 시골 고향에서 영화 촬영하는 장면을 훔쳐보다가 감독에게
그 장면이 괜찮다 해서 잠깐 출연한 후로 영화배우에 꽂혀
홀어머니 몰래 땅문서를 팔아 서울로 올라온다.
배우 지망생 모집 연기학원에 합격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합격시키고
원장은 돈이 있냐고 한다. 돈이 없는 사내는 그래도 책도 사고 나름 공부를 하고
배우의 꿈을 키워 가는데, 주위에서 부추기는 사람들은
모두 돈이 있어야 배역을 따낼 수 있다고 한다. 최소 천만 원이란다.
그러다 은행강도 배역이 있다고 실제 연기 실습차원에서
은행강도를 실제처럼 하라는 지시로 가짜 총을 들고 실행하다가
바로 들통나 2년 실형을 받고 복역한다.
그래도 그는 그 영화배우로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충무로를 전전하다가
엑스트라 배우가 있다는 걸 알고 작은 일당을 받고 엑스트라 배우의 길로 나선다.
그리고 거기서 같은 엑스트라 배우인 여자를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고 결혼까지 한다.
제주도로 신혼여행도 갔는데,
때맞춰 제주도 촬영이 있는 영화에 같이 출연하게 되어서였다.
그리고 아들을 낳고 그런 행복한 생활이 이어지다가 어느 날 여자가 떠난다.
남편과 자식에 얽매이기 싫단다.
그리고도 그는 계속 엑스트라 배우로 나가고 간난 아들도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생겨
만만찮은 돈을 받고 당대 인기배우들과 같이 아들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빗속에서 강행된 신에서 (살수차에서 물 뿌리고) 잘 버티던 아들이
촬영이 끝나고 그만 죽게 된다.
아빠의 욕심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 자책하는 사내.
아들의 묘 옆에서 같이 가려던 계획도 세웠으나
돌연 끝까지 가보자고 엑스트라 배우로 살아남기로 결심한다.
이쯤에서 원래 연극 출연하기로 한 배우가 도착했다고 하고
그는 아직도 떠나간 아내를 기다리며 엑스트라 배우를 한다고 하며 무대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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