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재상 '삼거리 골목식당'

clint 2023. 4. 16. 08:38

 

12 31일 밤 식당에 모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삼거리 골목식당>

 우연히 만난 손님들의 희로애락을 감칠맛 나는 대사를 통해 관객을 유쾌한 분위기로 끌고 간다.

30년 만에 고향을 찾아온 중년 남. 20년 만에 동네에 나타난 청년

그리고 남편과 아들이 집을 나간 식당주인의 사 연은 모두 상실과 이별이라는 공통된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다.

날이 바뀌어 새벽 첫날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그들이 함께 술잔을 들 때, 그들의 상처는 이미 치유되고 인간애로서 서로 연대하는 풍경으로 승화된다. 그런 점에서 새해 첫날 내리는 눈은 고난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약속하는 미래에 대한 증표다. 각각 상처를 지닌 세 인물들이 한 가족으로 훔치는 풍경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들을 뭉치게 하는 힘은 당연하게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사랑이다.

 

 

식당 주인의 관객을 향한 아래와 같은 대사는 <삼거리 골목식당> 아니, 어쩌면 이재상 작품이 지향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라고 보아도 좋겠다.

“… 어느 곳이든 정 들면 고향이라는 말이 있지요. 고향이라는 게 늘 돌아가고 싶은 곳이고...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정든 곳이 곧 가고 싶은 곳이 되니까 그런 말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오늘 보니 가족도 같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족이 달리 있나요? 서로 생각해주고 보듬어주고, 걱정해주면 그게 바로 가족이지요. 오늘 새해 첫날 이렇게 많은 식구가 생겨서 저는 아주 행복해요. 우리 앞으로도 서로를 바라봐 주고 의지가 돼 주는 그런 좋은 가족이 되었으면 합니다."

 

 

<삼거리 골목식당>은 2017년 초연 당시 공연 마지막 날 전석 매진돼 관객들이 돌아갈 정도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작품이다동네의 삼거리에 여주인이 홀로 운영하는 작은 선술집을 배경으로 연인들, 세상과의 싸움에서 지친 사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 등 여러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바쁜 삶 속에서 자신의 공간과 시간, 나아가 자신마저 잃어버리게 된 사람들이 소통과 공감을 통해 새로운 유대감을 찾아가는 삶의 방법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재상 작가는외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지만 서로를 위로할 수 있기에 우리의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변두리 술집에서 자신도 모르게 솔직해진 사람들이 새로운 인연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상 작가

 

생년월일 : 1964.11.20 인천.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극단 MIR레퍼토리 대표, 
1988 극단미추홀 “잡히지 않는 투명한 미소에 관하여” 공연  

수상 경력
2010 우현예술상 -희곡 “현자를 찾아서”
2008 인천연극제 희곡상 “물의 기억”
2000 인천연극제 연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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