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은 주로 아가멤논 가의 비극, 트로이 전쟁과 관련된 트로이 왕가, 그리고 펠레우스와 바다 요정 테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는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가 아울리스 항에서 그리스 군을 위해 제물로 바쳐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가멤논은 아우 메넬라오스의 성화에 마지못해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는 핑계로 딸 이피게네이아를 아울리스로 데려오게 하지만, 마음이 괴로워 다시 사람을 시켜 딸을 보내지 말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두 번째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출발한 사자가 메넬라오스에게 제지 당하며, 클리타이메스트라와 이피게네이아가 아울리스에 도착한다. 메넬라오스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원정을 포기하겠다고 자청하지만, 아가멤논은 원정이 취소될 경우 군대의 노여움을 살 것을 두려워한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이 사기극의 미끼로 이용되었음을 알고 이피게네이아를 구하려고 노력하지만, 처음에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이피게네이아가 심기일전하여 그리스 군을 위한 제물이 되기를 자청한다.
인류 문명화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전쟁은 1편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의 마지막에 희생의 제물로 바쳐지는 이피게네이아의 노란 옷이 어깨에서 벗겨지는 폭력성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피게네이아는 "전 제 목숨을 그리스의 희생의 제물로 바치겠어요" 라고 말한다.
이피게네이아는 전체 그리스군을 능가하는 트로이 정복자다.
이피게네이아의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옷의 이미지는 인류 문명화에 대한 여성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모두 여성들로 구성된 코러스는 창조신화와 관련된 만물의 여신 에우리노메와 땅의 어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모든 여성 인물들은 등장인물과 코러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때로는 현명함을, 때로는 무지함을 보이는데, 사물들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차라리 자신들의 길을 찾고 느끼기를 원한다. 고대 그리스 비극의 원형적 이미지를 살아 있는 현대 삶의 형태로 구체화하는 코러스는 죽어서 움직이지 않는 화석덩어리가 아니며,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면서 전체 조형미 속에서 개별성이 강조된다. 코러스 중 한 여인이 묻는다. “누가, 혹은 무엇이 신일까?" 다른 여인이 대답한다. "우린 그를 제우스라고 부르지만 그러나 우린 그를 진짜로 알지 못해. 그러니 우리 마음대로 그 신을 부를 수 있을 거야." 코러스는 사물들에 대한 자신들의 이해를 보여주기보다는 이해를 모색하는 행동들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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