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파비오 마라 '앙상블'

clint 2023. 2. 2. 12:34

 

모자(母子) 사는 작은 아파트.

30 청년인 미셸은 아이의 지능에서 지적 성장이 멈춘 장애를 갖고 있다.

아들을 혼자 돌보는 이자벨라의 삶은 힘겹지만,

사이의 끈끈한 유대는 고단한 일상을 버티는 유일한 힘이 된다.

그러던 어느 , 온통 오빠에게만 관심을 쏟는 엄마에 대한 원망과 남들과 다른 오빠 때문에

집을 떠났던 산드라가 10 만에 나타나 갑작스럽게 결혼 소식을 알린다.

오랜만에 재회가 반갑고도 어색하지만 되풀이되는 갈등과 계속해서 몰아치는 사건들.
과연 이들은 오해와 갈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앙상블' 이뤄낼 있을까?

 

 

 

서로를 갈라놓는 비밀들을 절대 고백하지 않은 , 가족은 계속 가족일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긴밀한 관계 안에 어떻게 그토록 금지된 영역이 생겨날 있는 것일까. 정체성에 대한 가장 문제들은 바로 이러한 관계 안에서 발생한다. 우리를 형성하는 것이 바로 관계들이기 때문이다. 알기에 오히려 비밀과 침묵을 강요한다는 것은 이해할 없는 일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막히는 가족관계가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진실한 고백을 막아버린다. 서로가 말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 모순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어머니와 아들의 없는 관계는 우리에게 사랑과 아이러니가 함께하는 애착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상과 비정상,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다. 가족의 구성원이 지적 장애를 겪고 있을 벌어질 있는 갈등과 애증의 양상을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장애를 바라보는 가족과 사회의 시건, 그리고 희생과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잊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임을 되새겨주는 작품이다.

 


<앙상블> 2015년에 아비뇽 오프 페스티벌에서 초연되었으며 당시 관객과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 2017년에 파리에서 재공연되었다. 작가는 이 작품의 연출과 더불어 극 중 장애 청년인 '미셸" 역을 직접 연기했다. 파리 공연 또한 대단한 성공을 거두면서 <앙상블> 2017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몰리에르상(Prix Molieres)"의 민간 연극 부문 최우수 여자연기상과 신인 남자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파비오 마라의 수상은 아쉽게 불발되었지만 극 중 어머니 역을 맡은 카트린 아르디티(Catherine Arditi)가 최우수 여자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후 <앙상블>은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체코, 폴란드 등의 나라에서 번역되고 공연되었으며, 2019 여름에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재공연 되어 관객과 다시 만난 바 있다.

 

 

작가의 글 - <앙상블> 한국 공연을 축하하며

2015 6월에 파리에서 탄생한 <앙상블>은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고 9개국 언어로 번역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이 공연이 몇 개의 대륙을 거쳐 파리로부터 8960km 떨어진 대한민국에 이르러 서울의 산울림 소극장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을 너무나 감동적이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앙상블〉은 정상이라는, 낯설면서도 보편적인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정상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이 작품은 이자벨라와 그녀의 자식들, 미셸와 산드라의 이야기를 통해 이 주제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이자벨라는 자기 아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걸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고, 미셸은 그녀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미셸의 삶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산드라는 집안에 미셸 같은 오빠가 있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여동생일까요?

우리 가족 중 하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해야 할 때, 오늘날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어떤 범주에 포함되지 못하는 누군가가 우리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차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을까요? 왜 우리가 참여하는 일들이 점점 줄어들까요? 우리 사회는 우리에게 최고가 되기를. 자기 안에 머물기를 먼저 자기를 생각하고 그 다음에 혹시 기회가 되면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부추깁니다. 하지만 삶이란 교류를 통해 함께 섞어낸 순간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작품의 번역과 연출, 배우분들, 강이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들의 호기심 덕분에, 한국의 관객들이 <앙상블>이란 작품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파비오 마라(Fabio Marra)

<앙상블>의 작가인 파비오 마라(Fabio Mara) 1984년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태어났으며, 2005년에 파리에 정착한 이후 작가, 연출가 및 배우로 꾸준한 활동을 하며 유럽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특히 2008년 이후 아비뇽 페스티벌을 주 무대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그곳에서의 성공이 파리의 무대로 이어지면서 더욱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에서 현재 총 7권이 출판되었다.

 

작가인 파비오 마라가 아들 미셸 역으로 출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