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윌리엄 골딩 '파리대왕'

clint 2015. 11. 9. 12:44

 

 

 

 

 

 

정확하지 않은 미래의 어느날, 핵전쟁을 피해가던 수십명의 소년들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불시착 하자 고립의 공포와 절망감에서 소년들은 차츰 이성을 잃고 야만으로 빠져든다. 인간 내부의 야만적 본성을 적나라하게 형상화한 명작. 노벨문학상 수상작.
파리대왕 상징들은 문명과 야만 그리고 권력욕 등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은유로 가득하다

 

 


이 소설은 세계양차대전이 끝난 지 10여년 후에 나온 소설이다. 하지만 당시 세계대전에서 일어났던 대학살과 공포는 합리와 이성을 중시하던 서구문명에 커다란 타격과 함께 의구심을 남겼다. 과연 인간은 이성적인가? 윌리엄 골딩은 무인도에 갇힌 사람을 아이들로 설정함으로써 피부로 느껴질 그 공포감을 한층 확대했다. 문명생활을 하던 아이들이 자연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아이들이 느낄 공포감은 대단할 것이다
엄청난 공포감은 인간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는 잭과 잭을 따르는 무리들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잭은 인간으로서의 체면을 버리지 말라는 랠프를 무시하고 확고하고 강인해 보이는 모습으로 아이들을 어필하며 자신의 무리로 만들어버린다. 마치 히틀러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잭의 모습과 잭의 선동에 이끌려 그를 따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인간이 극한상황에 몰렸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마치 독일의 히틀러와 히틀러를 따르던 무리들처럼 말이다. 한마디로 파리대왕 상징들은 물건뿐만 이런 상황들까지도 포함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 무인도에 갔다면 그럴 일은 없었겠지만 아이들이 여러 명 있다 보니 잭과 같은 대표가 생기기 마련.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라고 표현했듯이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엔 반드시 정치가 있다

 

 

 

어린 아이들이라지만 이 아이들도 사람인지라 자신이 더 큰 힘을 가지려 대립하는데.
하지만 결국 이성을 잃어가며 포악하게 구는 잭의 일행을 랠프일행이 당해낼 재간이 없다
각자의 영역에서 생활을 하는 그들 시간이 흐를수록 잭의 일행은 더 포악해지고
마치 야만인들처럼 피를 바르는 등의 행위를 한다. 아마도 이것 역시 전쟁에서 야만적으로 구는 병사들이나 나치의 행위들을 보고 떠올렸는지 모르겠다. 나치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결코 야만적이라는 의식을 하지 않았고 이후에 전쟁이 끝나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야만적인 행동이었는가에 대해서 의식 했다고 한다. 인간의 공포는 이성과 합리로 대변되는 문명을 압도한다. 그것이 윌리엄 골딩이 말하고 싶었던 주제일까? 소설의 마지막은 구조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한 남자의 등장과 함께 아이들은 예전처럼 돌아온다. 마치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환상이고 놀이인 것처럼 말이다. 이 남자 앞에서 다시 예전의 아이들로 돌아간 건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저 남자를 신이라고 보아도 될까? 신의 등장으로 공포심은 잠재워지고 문명으로 돌아간다.. 너무 단순한 결론이자 상징풀이지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파리대왕 상징과 주제는 여러 군데에서 인간의 내재된 본성에 대한 고발이라고 하는데,
사회축소판으로 파리대왕을 읽는다면 윌리엄골딩의 이러한 관점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처럼 말이다.

 

 

 

산호섬에 고립되어 야만적인 상태로 되돌아간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파리대왕』은 외딴 섬에 상륙한 소년들이 원시적 생활을 전개하는 우화풍의 작품이다. 인간악의 일면을 교묘하게 그려내고 인간의 상황을 우화적으로 묘사한 이 소설은 사회관습이 매우 빨리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윌리암 골딩은 첫 작품인 『파리대왕』에서부터 독자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았으며 이 작품은 영화화되기도 했다. 1963년 감독이자 이론가인 피터 브룩이, 그리고 1990년에는 해리 후크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는데 두 영화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원작에서는 핵 공포를 언급하는 장면들을 통해 2차 대전을 종식시킨 것이 핵이었다는 사실에 큰 반감을 표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소년 집단은 전쟁에 대한 공포와 갈등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은 소년들을 동서이데올로기로 가를 수는 없는 탈냉전의 시대가 되고 있었다. 그래서 해리 후크는 좀 더 우화의 성격을 강조하며 소년들을 모두 군사학교 출신으로 설정해버렸다. 남성들의 거친 생존본능 내지는 인간의 야만성이라는 원초적 갈등이 더 크게 부각된 셈이다.

 

 

 

 

1955년 『계승자들 The Inheritors』에서는 고대 원시인인 네안데르탈인의 생활과 최후를 그렸으며, 다음해 출간한 『핀처 마틴 Pincher Martin』은 전함이 어뢰에 맞아 고통스런 죽음을 맞게 된 해군장교가 죄책감에 싸여 옛날을 회상하는 것을 그린 소설이다. 1959년과 64년에 각각 출간된 『끝없는 추락 Free Fall』과 『첨탑 The Spire』은 그동안 그가 소설 속에서 여러 번 다루었었던 "벌이 꿀을 만들어내듯이 인간은 악을 만들어낸다"는 골딩의 신념이 잘 반영되어 있는 소설이다. 이후에도 2차 세계대전 중 런던 공습 때 끔찍한 화상을 입은 한 소년의 이야기인 『투명한 암흑 Darkness Visible』과 부커 매코넬 상을 받은 『성인 의식 Rites of Passage』과 수필집 『움직이는 표적 A Moving Target』, 『종이 인간 The Paper Man』 등의 작품들을 꾸준히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