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2: 어디에나 어디에도>는 조세도피처를 드나드는 글로벌 금융자본의 비밀을 파헤치는 “다큐-드라마(docu-drama)”이다. 1% 슈퍼리치들의 부를 지켜주기 위해 탈세와 불법 거래를 일삼는 자산관리사들과 이들에 맞서는 국제탐사보도 저널리스트들의 활약이 서스펜스를 동반하여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이전에 드림플레이 테제21이 주목했던 또 다른 테마 ‘경제’를 다룬 작 <자본1: We are the 99%! (2018)>은 이제는 아무도 읽지 않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 읽기를 시도해 본 ‘커뮤니티 렉처 퍼포먼스’였다. 2016년 파나마시티의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가 35개국의 조세도피처에서 저지른 금융자본의 실체를 폭로한 <파나마 페이퍼스>, 2017년 영국령 섬나라 버뮤다의 법률회사 “애플비”와 “아시아시티 트러스트”가 19개국의 조세도피처에서 저지른 금융자본의 실체를 폭로한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16명의 캐릭터도 실존 인물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공연은 몰타 섬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모저 폰타나 다이너스티라는 대형로펌으로 재탄생한다. 앞서 2018 레드 어워드- 주목할만한 담론부문을 수상한 <자본1>이 드림플레이 배우들이 마르크스의 <자본>을 일상적인 삶에서 발견해나가는 렉쳐 퍼포먼스(lecture –performance)였다면 <자본2: 어디에나 어디에도>는 조세도피처를 드나드는 글로벌 금융자본의 비밀을 파헤치는 다큐 드라마(docu-drama)다. 이에 1% 슈퍼리치들의 부를 지켜주기 위해 탈세와 불법 거래를 일삼는 자산관리사들과 이들에 맞서는 국제 탐사보도 저널리스트들의 활약이 서스펜스를 동반하여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자본2>는 조세도피처와 페이퍼컴퍼니를 둘러싼 글로벌 금융자본이 은폐하고 있는 검은 돈의 실체에 주목한다. 1%의 슈퍼리치들은 조세도피처에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불법 거래와 거대탈세를 저지르고 있다. 그리고 대형로펌의 자산관리전문가들이 슈퍼리치들을 도와 세계 경제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2016년 파나마시티의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가 35개국의 조세도피처에서 저지른 금융자본의 실체를 폭로한 <파나마 페이퍼스>, 2017년 영국령 섬나라 버뮤다의 법률회사 “애플비”와 “아시아시티 트러스트”가 19개국의 조세도피처에서 저지른 금융자본의 실체를 폭로한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모티브로 <자본2:어디에나 어디에도>에서는 몰타 섬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모저 폰타나 다이너스티” 라는 대형로펌으로 재탄생한다.
트럼프와 푸틴, 엘리자베스 여왕과 시진핑을 비롯한 세계 정상급 지도자와 그 최측근들은 물론 애플, 나이키, 테슬라, 이케아, 페이스북,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과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 U2의 보노, 라틴 팝의 여왕 샤키라와 키이라 나이틀리, 재키 찬 같은 영화배우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지아니 인판티노 FIFA회장,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까지 글로벌 자본주의의 메가스타들이 연루된 글로벌 금융자본의 실체가 드러난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과 감시를 폭로했던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을 연상시키는 익명의 공익제보자, 일명 ‘존 도’의 내부 비밀 문건의 전송으로 시작되는 드라마는 <파나마 페이퍼스>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폭로했던 국제탐사보도 언론인협회(ICIJ)의 활약상을 그대로 전한다. 실제 <쥐트도이체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 남독일 신문)>의 탐사 전문기자인 바스티안 오버마이어 & 프레드릭 오버마이어에서 모티브를 따온 막스 토비아스 & 프리드리히 토비아스, ICIJ 사무국장 제라드 라일과 데이터 팀장 마리나 워커에서 모티브를 따온 라일 데이비드와 마리나 카브라를 비롯하여 몰타의 1인 위키리크스 다프네 갈리치아, 한국의 뉴스타파 탐사 전문기자까지 금융자본의 어두운 진실을 찾는 국제탐사 저널리스트들의 맹활약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또한 조세 회피, 역외 탈세, 페이퍼컴퍼니, 불평등 문제의 전문가이자 코펜하겐 경영대학원의 경제사회학 교수인 브룩 해링턴에서 모티브를 얻은 로사 이본느 교수와 연구 조교 샤를르 댄비는 ‘모저 폰타나 다이너스티’의 자산관리 전문가들과 한 편의 추리소설 같은 인터뷰 작전을 펼친다. 실제 불법 거래의 온상이었던 대형로펌 ‘모색 폰세카’의 공동대표 위르겐 모색과 라몬 폰세카에서 모티브를 따온 볼프 모저와 미겔 폰타나가 극중의 로펌 ‘모저 폰타나 다이너스티’를 이끌고, 실제로 브룩 해링턴 교수가 인터뷰한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낸시, 마크, 크리스토프의 인터뷰가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세계를 여실히 드러내준다.

글로벌 금융자본의 검은 거래는 자본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지만, 그로 인해 전쟁과 국제분쟁에 시달리면서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떠도는 난민들은 자유롭게 국경을 넘지 못한다. 시리아 내전으로 갈 곳을 잃은 난민들의 모습 또한 <자본2>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세계시민이다.
‘각자도생의 디스토피아’에서 정치는 실종되어 버렸다. ‘아무도 뽑고 싶지 않은 선거’를 강요당하는 ‘실종된 정치의 시대’에 대중은 진실을 발견할 수 없다. 대중이 진실을 알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결코 작동할 수 없을 것이다. <자본2: 어디에나 어디에도>에는 진실을 탐구하는 저널리스트와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학자가 등장한다. 연극은 각자도생의 시대에 여전히 공동체를 꿈꾸게 만들고, 공동체의 감각을 회복하게 만드는 마지막 보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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