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태수 '굿모닝 춘향'

clint 2022. 8. 10. 16:00

 

 

 

춘향전 공연 5분 전, 광대들이 공연준비를 하는데 그들의 의상이 사라졌다. 광대들이 입고 있는 건 양복뿐. 그래서 양복을 입은 채 공연을 하기로 한다. 의상이 현대식이니 공연의 형식도 현대식으로 풀어나가기로 한다. 광대들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춘향전이 시작된다백년가약을 한 성춘향과 이몽룡. 이몽룡은 과거급제를 위해 한양으로 떠나고, 홀로 남은 성춘향은 외로움을 이겨내며 이몽룡을 기다린다. 어느 날 고을에 변학도라는 사람이 사또로 부임을 하게 되고, 변학도는 성춘향에게 수청을 들라한다. 그러나 성춘향은 이를 거절하며 정절을 지키려 하고, 변학도는 성춘향의 목을 치라고 한다. 그때 과거에 급제해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나타나고, 정절을 지킨 성춘향과 재회한다. 그리고 광대와 출연진들이 피날레 노래를 부르면서 진실된 믿음과 사랑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모든 춘향전의 내용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치 있게 풀어내고 있다. 광대들의 해설을 랩과 춤을 곁들여 표현하거나, 등장인물들의 여러 노래를 통해 심정을 전달하는 등 다양하고 색다른 표현방식들로 춘향전을 보여준다.

 

 

 

 

작가노트 - 김태수

이 작품은 마당놀이를 위해 만들어진 이른바 열린 무대극이다. 마당놀이라 함은 극장이 아닌 마당에서 공연되어야 한다는 구조적인 의미가 아니라 형태적인 연극 개념으로서 객석과 무대가 하나로 어우러지며 같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열린 형식의 극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 명명처럼 일정한 틀과 형식은 없다. 마당이든, 극장이든, 공간이 갖춰지고 그 개념을 같이 할 수 있다면 모든 게 가능하다. 이 작품은 한국연극협회가 주관하고 문화부가 후원하여 전국을 순회할 수 있는 즐겁고 재미있는 마당놀이 형식의 연희극을 의뢰받아 쓴 것으로 누구나 알고 있는 기존의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로이 고친 작품이다전래적으로 산대놀이나 탈극에서 연회를 시작하기 전해왔던 판불침(놀이를 구경하는 사람 모두가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도 아무 탈 없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의식무, 지금은 축원굿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등 흐름을 완만하게 하는 요소를 배제하고 직접 본론으로 뛰어들어 연극의 속도감을 높이면서 과거의 해학적인 느낌을 현대적 감각으로 살려 여러 계층이 다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였는데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퓨전 마당극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다는 평이다. 원전을 손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내용을 새롭게 변형하거나 없는 얘기를 삽입하지 않으면서도 흥미롭고도 다같이 참여하는 내용으로 전개하여 지역의 시립극단이나, 단원이 많은 극단 및 대학에서 지금도 올려지는 마당극이다. 다같이 참여하여 웃고, 울고, 노래하는 가운데에서도 하나의 메시지를 가슴 깊이 전하는 열린 마당의 놀이극 다운 역할에 충실하려 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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