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항로표지관리원 박일우는 하늘도 등대지기 소장의 업무 인수 인계를 위해 하늘도(가상의 섬)에 파견근무를 나오게 된다. 하늘도 등대기지 소장인 한석중 소장은 은퇴를 하고, 하늘도는 무인관리시스템으로 바뀔 예정이다. 박일우는 부임 첫날부터 한 소장과의 고집으로 신고식을 호되게 치룬다. 소장은 30년 동안 하늘도 등대기지로 근무하였다. 젊은 시절 아내와 아들을 두고 하늘도로 들어온 이후, 마음의 문을 닫은 소장. 그런 그에게는 유일한 친구가 들순이(쥐)다. 하지만 소장은 일우와 등대업무를 하루 이틀 함께 하면서, 점점 마음의 문을 열지만, 그만큼 등대를 떠나고 박일우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박일우 역시 어머니 손에서 자라, 아버지의 정을 모르고 자란 터라 소장이 점점 아버지처럼 다가오는데....
끝내 소장이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둘은 끝내 이렇다 할 인사 없이 헤어지게 되는데, 박일우가 소장의 책상에서 발견한 하나의 사진. 박일우는 큰 충격에 휩싸인다.
작가의 글
등대는 실제 바닷길의 신호등 역할이지만 구원, 희망, 더 나아가 메시아적인 상징적 의미도 함께 내포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아주 먼 외로운 외딴 섬에서 홀로 오랫동안 등대를 지키는 한 인간이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새로운 인간이 출현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에서부터 시작했지요. 또 연극이 인간의 한 모습을 모방하는 이상, 우리가 살아가는 여러 형태들을 두 남자의 생활에서 압축적으로 그리고 싶었지요. 풀어서 말하자면 진보와 보수, 젊음과 늙음에 대해서 말이지요. 우리 사회는 다원화 되어 있지만 이데올로기 면에서는 아주 갇혀있지요.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하는 그릇된 관행들을 두 남자가 서로를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뭐 그런 것 말이지요.
작품 맨 마지막 '등대 소장'이 하는 말이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어떤 것에 집중한다는 건 우리 부모가 자식에게, 또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연극인이든 다른 예술 장르든 통용되는 말이죠. 배려, 소통, 이해, 사랑, 관심이 필요한 요즘의 사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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