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원잡극 '처와 첩이 모두 감옥에 들어가다'

clint 2022. 8. 6. 17:13

 

 

처와 첩이 모두 감옥에 들어가다는 작자미상의 작품으로, 동평부의 관리 이영조(李榮祖)가 주인공이다. 양산박 호걸은 아니지만, 극을 이끌어 가는 중심 역할을 한다. 이야기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설자에서 동평부의 관리 공목 이영조는 사람을 죽인 죄로 감옥에 갇힌 이규의 목숨을 구해준다. 한편 동평부의 관리 유당(劉唐)은 휴가기간을 한 달이나 넘겨서 관아로 불려가는데, 문초를 당하자 휴가 기간을 20일 넘겼다고 거짓말을 둘러댄다. 대인(大人)은 이영조에게 유당이 휴가 기간을 얼마나 어겼는지를 묻고, 이영조는 유당의 휴가문서를 제출한다. 유당은 기한을 어긴데다가 거짓말까지 하였다는 이유로 곤장 40대 를 맞는다. 유당은 대인께서는 나를 용서할 마음이 있었는데, 이공목 이 나를 도와줄 마음이 없었으니, 너는 나를 원수로 생각하였고 나도 너를 원수로 생각한다"면서 이영조와 의절을 한다. 집에 돌아온 이영 조는 정실부인인 조씨(趙氏)의 생일을 맞아 서로 축하주를 권한다. 때 마침 이규가 찾아와서 목숨을 구해준 것을 감사하면서 금팔찌를 놓고 간다.

1절에서 이영조의 첩 소아와 정부인 조영사는 금팔찌를 갖고 동평부로 가서 도적과 내통하였다는 죄로 이영조를 고발한다. 유당이 이영조를 끌고 가 갖은 고문을 하고 강제 자백을 받아내어 감옥에 가둔다. 한편 집에서 노심초사하던 조씨는 세상을 떠난다.

2절에서 유당은 이전의 원한 때문에 이영조를 더욱 모질게 고문한다. 소아는 두 닢의 은자를 유당에게 주어 이영조를 목매달아 죽일 것을 청한다.

3절에서 유당은 이영조를 목매달아 죽이고 시체구덩이에 집어넣는다. 그러나 이영조는 다행히 죽지 않고 정신을 차린다. 이영조가 죽지 않았음을 안 소아는 은자 한 닢을 다시 유당에게 주며 죽일 것을 청한다.

4절에서 이규는 한 달 동안의 휴가를 얻어서 이영조를 구하러 가고, 완소오는 동평부의 사진과 유당에게 양산박에 같이 올라갈 것을 권하러 간다. 마침내 이규, 완소오, 유당, 사진이 이영조를 구해낸다. 한편 소아와 조영사는 이영조의 두 아이인 승주와 새낭을 목 졸라 죽이려고 한다. 이때 이영조와 이규가 등장하여 아이들을 묶은 밧줄을 풀어준다. 이영조는 뒤늦게 현명한 부인을 그리워한다

양산박에 올라온 이규는 간부(奸夫)와 간부(姦婦)를 잡아가지고 왔으니 송강에게 두 사람의 배를 가르고 심장을 도려내어서 안주로 삼자고 말한다. 이영조가 양산박 영웅에게 감사하면서 극이 끝난다. 주인공인 이영조는 극중에서 음모 때문에 죽음에까지 이르는 피해자로 등장한다.

 

 

이 작품은 부정한 남녀가 처벌되는 과정보다는 이영조와 그의 가족이 간악한 남녀에 의해 피해를 입게 되는 과정이 더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온갖 고문을 당하고 사형수 감옥에 갇힌 이영조가 제2절에서 "돌연 아프고 열나던 부인이 세상을 떠난 것을 생각하니 고통스러워 통곡하는구나. 부당하게 기녀를 맞이하여 법을 어기고 죄명을 얻게 되었다고 후회하는 장면은 당시 처첩제도의 폐해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